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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용 기자 jewings100@yahoo.co.kr
풍부한 자원, 그러나 가난한 나라
3일에 한번 석유를 구입할 수 있는 나라, 미얀마

‘나비효과’는 작은 바람이 다른 현상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폭풍으로까지 발전해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펄럭이는 나비의 날개짓으로 생긴 작은 바람이 점점 발전하여 미국에 토네이도와 같은 폭풍으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나비효과’라는 단어는 단지 기상(氣象)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에서 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중동지역에서의 정치적 불안은 단지 그 주변의 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으로 인해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석유 가격은 중동의 정세에 따라 국제가격이 요동칠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시작된 작은 목소리는 세계의 원유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한국과 같이 석유를 생산할 수 없는 나라는 큰 경제적 손실을 잃게 되고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

그런데 이런 국제적 바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가 있다. 바로 미얀마다. 그 이유는 미얀마 정부 자체가 세계의 유가변동 바람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적 봉쇄조치에도 미얀마 정부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경제적 봉쇄조치의 피해를 혹독하게 감당해야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미얀마는 풍부한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다. 석유는 물론 천연가스, 석탄 등 비교적 많은 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조금씩 외자유치를 통해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더욱이 미얀마는 보석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영화인 ‘식스 센스(The Sixth Sense)’에서도 등장할 정도로 미얀마산 루비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미얀마의 중심 도시인 양곤에는 유명한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라는 큰 절이 있다. 그 중앙에는 약 100m에 가까운 금탑이 있는데, 꼭대기에는 각종 보석이 들어 있다. 73캐럿 다이아몬드를 포함하여 5,500여개의 다이아몬드, 2,400여개의 루비, 사파이어 등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모든 보석을 팔면, 미얀마의 모든 국민이 3년동안 먹고 살 정도의 금액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얀마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소유하고 있다.

에너지 활용률은 그리 좋지 않다.

그러나 미얀마 사람들에게 그 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고통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미얀마의 어려운 전기 사정은 보기가 안타까울 정도다. 미얀마의 대부분 지역은 전기가 이틀에 한 번, 또는 사흘에 한 번 정도 보급된다고 한다. 그것도 하루 종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녁 시간 때에 잠깐 나온다. 그나마 사람이 많이 사는 양곤은 전기 사정이 좋다고 하지만, 그것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어느 곳이든 상관없이 정부 고위관리가 사는 동네는 전기 사정이 매우 좋다. 그래서 외국인들이나 돈이 많은 미얀마 사람들은 정부 고위관리가 사는 동네에 몰려 살기도 한다. 그 외 지역에서 전기를 맘껏 사용하려면 자가 발전기(generator)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자가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서는 휘발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휘발유나 디젤유 같은 석유를 구입하기가 너무 힘들다.

3일에 한 번, 석유를 나누어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얀마 정부는 일반 국민들의 휘발유나 디젤유 구입을 통제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영주유소에서 석유를 구입할 수 있는데, 3일에 한 번 30갤론(gallon, 약 34리터)밖에 살 수가 없다. 개인마다 수첩에 기록했다가 휘발유나 디젤유를 살 때 도장을 찍고 일일이 확인하고 나누어 준다. 또한 자신이 이용해야 할 주유소는 1년이 지나야 바꿀 수 있다. 다시 말해서 1년 동안 한 주유소에서 3일에 한 번씩만 기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유일한 장점은 석유 가격이 매우 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자동차는 이틀이면 휘발유를 사용한다. 또한 자가 발전기를 사용할 경우 보통 하루, 길어야 이틀이면 더 이상 사용할 휘발유는 남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행히도 길거리에서 휘발유나 디젤유을 파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환거래가 자유롭지 못할 때 암달러 거래를 하듯이 불법으로 석유를 파는 사람들에게 석유를 사서 사용하기도 한다. 단, 불법으로 암거래되는 석유는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의 국영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의 3~4배 정도 한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디서 석유를 구해서 파는 것일까?

당연히 정부에서 파는 휘발유와 디젤유를 구입해서 다시 파는 것이다. 이 때, 자동차가 있으면 암거래 석유 장사는 더 번창할 수 있다. 먼저 자동차를 이용하여 국영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받아온다. 그리고 받아 온 휘발유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고 자동차 기름통에서 석유를 뽑아 밖에 나가서 팔면 상당한 이윤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정부도 문제이지만, 3일에 한 번씩 석유를 나누어주면서 통제하는 정책도 국민을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기반 시설이 튼튼해야 한다. 미얀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상을 숭배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보다 국민이 편안하게 살도록 기초시설에 효율적인 투자와 개발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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