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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혜 명예기자 shysunshine@hotmail.com
개구쟁이 두 악동의 봄 나들이
견디기 힘든 아토피의 고통에서 해방된 형제

“옛날 어린이들에게는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 이라는 문구.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마마는 ‘천연두’라는 질병이다.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천연두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예방주사 한 대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경미한 질병이다.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대신 다른 질병들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토피’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오염은 아토피라는 새로운 질병을 우리 아이들에게 안겨주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두 꼬마 ‘대원’(가명 ․ 11세)이와 ‘영원’(가명 ․ 9세)이는 바로 이 ‘아토피’를 앓고 있다. 환절기만 되면 심해지는 증세 때문에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이혼 후 혼자 힘으로 어렵게 두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마에게 피부과 치료비는 큰 부담이다. 그래서 ‘하얀사랑 파란희망 캠페인’이 대원이와 영원이를 돕기 위해 나섰다.

나들이 가는 기분이라 신나요!

지난 5월 23일,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개구쟁이 두 악동이 청담동에 위치한 피부 클리닉 전문병원을 찾았다. 오랜만에 갖는 엄마와의 외출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병원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신이 나는 모양이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장난을 치면서도 엄마의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두 형제의 꼭 닮은 커다란 눈망울엔 장난 끼가 가득하다.

대원이와 영원이의 엄마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신다.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녀오면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동네 공부방으로 향한다. 하루의 대부분은 그 곳에서 보낸다.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도 병원 나들이에 함께 나섰다. 엄마와 선생님이 함께하니 아이들은 더 없이 든든한 모양이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무서운 병원에 왔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이다.

아이들을 치료해 주실 피부과 전문의 ‘이복기’원장(피부 클리닉 ‘연세 엘레핀’)은 넉넉한 미소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얘들아 안녕? 너희들 병을 고쳐주실 의사 선생님이야.” 그러나 두 꼬마는 멀뚱멀뚱. 인사는 받는 둥 마는 둥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형 대원이는 벌써 사춘기란다. 제법 반항끼 어린 눈빛도 지어낼 줄 안다. 의사 선생님을 한 번 쳐다보고는 별 관심 없다는듯 시큰둥하게 고개를 돌린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 영원이는 처음 만나는 의사 선생님이 낯선지 꼭 다문 입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 엄마와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대답하라고 재촉하지만 두 형제는 묵묵부답이다. 그저 서로 장난치기에 바쁘다. 어른들은 할 수 없다는 듯 멋쩍은 웃음을 서로 지어 보였다. “애들이 아직 낯을 가리나 봐요.”

▲아이들의 손톱 상태를 점검하는 의사 선생님. 가지런히 놓은 두 손이 고사리 마냥 귀엽다.


우리를 괴롭히는 아토피야,물러가라!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들의 증세를 살폈다. 다행히 그리 심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토피로 인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성격이 조금 예민해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꾸준한 치료를 요하지만, 자주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단다. 심할 때는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고, 평소에는 집에서 연고와 약물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엄마는 한 시름 놓았다는 표정이다.

아토피는 특히 심한 가려움증을 못 참고 아이들이 긁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세균이 감염되어 상처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을 항상 깨끗이 하고, 손톱을 바짝 깎아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단다. 의사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영원이가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손톱은 내가 깎아요!” 그러자 옆에서 대원이가 거든다. “엄마가 깎으면 아파서 우리가 깎아요!” 의사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향해 빙긋이 웃어보였다. “그래, 대원이 영원이 아주 대견하다.”

엄마는 그런 아이들을 한 번 흘겨보고는 의사 선생님께 물었다. “애들한테 털 날리는 인형은 안 좋죠?” 당연히 나쁘다는 의사 선생님의 대답에 대원이가 또 나섰다. “선생님, 영원이는 아직도 인형을 끌어안고 자요!” 인형을 안고 자면 안 된다는 말에 영원이가 꼬리를 내린 강아지 마냥 갑자기 조용해졌다. 의기양양하던 아까의 표정은 사라지고 이내 시무룩해진다. 그런 영원이의 모습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의사 선생님이 피로 인해 변색이 된 상처부위를 살펴보고 있다. 이 정도도 그리 심한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의사 선생님은 증상이 심해져 아이들이 괴로워 할 때, 아이들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마사지를 직접 시범을 보였다. 특히 엉덩이 부분에 아토피가 심한 영원이는 바지를 벗어보라는 말에 이내 울상을 지었다. “벗기 싫어~ 왜~ 형아는 안 벗잖아~!” 한참동안 징징대며 떼를 쓴 끝에 결국 바지와 팬티만은 사수했다. 그러나 엉덩이 노출은 피해갈 수 없었다. 대원이는 그런 영원이를 놀리기에 바쁘다. 두 형제는 진료를 받는 내내 한시도 쉬지 않고 서로에게 장난을 쳤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에게 익숙하다며 못말린다는 표정이다.“다른 친구들과는 싸우지도 않으면서 꼭 둘이서만은 하루에도 두세 번씩은 싸워요. 장난이 얼마나 심한지 몰라요.”

주위의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이 필요

엄마와 사회복지사 선생님은 마사지를 비롯해, 가려움이 심할 때 진정시키기 좋은 아이스 팩,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는 법 등등 평소에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대처법을 배웠다. 의사 선생님은 다시 한 번 어른들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토피는 주위의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주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해요.”

▲마사지를 시범 보이는 간호사 누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두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대원이 영원이 엄마는 ‘하.파.캠’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동안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도 병원 가기를 꺼렸어요. 피부과는 케어 제품이 워낙 고액이라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도와주시니 정말 좋네요.” 큰 짐을 덜어낸 듯 엄마의 얼굴이 밝다.

모든 진료가 끝났다. 다시 엄마 손을 잡고 병원을 나서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누나들에게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쁘다. “이제 공부방에 가서 공부하자. 알겠지?”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말씀에 ‘너무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금세 다시 밝아진다.

‘아토피’라는 만성 질병이 아이들을 아직 괴롭히고는 있지만, 이제 대원이 영원이는 그까짓 것쯤은 무섭지 않다. 엄마와 사회복지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 그리고 ‘하.파.캠’이 든든하게 아이들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어느새 또 다시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 대원이와 영원이. 씩씩한 두 형제의 얼굴에 해맑은 웃음이 언제까지나 가득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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