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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인턴기자 redin4u@naver.com
[하파캠] ‘충치대장’ 규석이, “이젠 아프지 않을거야”

“주사 놔? 나 안 아파! 치료 안 받아도 돼!”

24일 오후, 부천에서 마포까지 이를 치료하러 온 규석이가 투정을 부린다. 막상 치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불안한가 보다. 치과에 가자고 엄마 손을 잡고 집에서 출발했을 땐 “이빨 고치러 가는 거야?”라며 좋아했던 규석이였다.

홀어머니 아래 어려운 생활… 치과 치료는 꿈도 못 꿔

▲"아, 아, 입 좀 더 벌리고!"©뉴스미션
규석이는 올해 8살 된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겉보기엔 까무잡잡하고 건강한 아이다. 하지만 지금 규석이는 충치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12개 정도 남은 유치의 대부분이 뿌리까지 썩어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전에 동네 치과에서 치료했던 충치마저 덧나버렸다. 규석이는 밤낮 없이 잇몸에서 피고름을 흘리고 가끔 밥을 입에 대지도 못할 정도로 아픔을 호소한다.

하지만 규석이 엄마는 생활고 때문에 치료비가 많이 드는 치과에 규석이를 데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가정불화로 이혼한 후 규석이 엄마는 8살의 규석이와 12살의 형을 홀로 키우고 있다. 식당 아르바이트와 부업 등으로 생활비를 벌고 있지만, 월세 내기에도 빠듯한 형편이다.

아픈 이 때문에 규석이는 공부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다. 특히 집중해서 글을 써야하는 과제를 해결할 땐 이의 아픔을 호소하며 대충 해결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게다가 최근엔 아픈 이를 잊기 위해 게임 등 자극적인 것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켜보는 엄마는 가슴이 답답하지만 미안한 마음에 말리지도 못했다.

치료 후 경과 좋아… “영구치 곧 나와요”

올해부터 뉴스미션에서 진행하는 ‘하얀사랑 파란희망 캠페인’에 합류하게 된 마포 드림치과의원 강응선 원장이 치료를 시작했다. 규석이가 자꾸만 얼굴을 찡그린다. 엄마는 “잘 버티면 붕어빵 1개 사줄게”라며 규석이를 달랬다. 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치아는 모두 5개. 조심스레 상처 부위를 닦아낸 강응선 원장은 곧 치료를 시작했다.

▲규석이를 치료하고 있는 마포 드림치과 강응선 원장 뒤에 있는 거울로 규석이 엄마의 초조한 뒷모습이 보인다.©뉴스미션

“째지 마! 나 그거 싫어. 이빨 안 뽑을거지? 뽑으면 안 돼.” 규석이는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동네 치과를 몇 번 가 본적이 있어서 치과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예전 동네 치과에서 고름을 짜낼 때의 극심한 통증을 기억하는 지, 잇몸에 도구를 대기만 해도 신경질을 부렸다.

투정을 부리는 규석이를 바라보며 엄마는 한숨만 내쉬었다. 엄마는 “아이답지 않게 짠지나 무말랭이, 깻잎 같은 반찬을 좋아하고 양치질도 열심히 하는 아이인데 왜 충치가 생기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래서 “선생님 말씀 잘 안 들으면 엄마 혼자 집에 가버릴거야”라고 엄포를 놓는 엄마의 목소리는 근엄하지 못했다.

치료는 25분 동안 진행됐다. 규석이의 엄살은 점점 심해졌지만 엄마의 얼굴엔 점점 미소가 퍼졌다. 엄마는 “좀 더 치과에 빨리 데려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이렇게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맛있는 것 사 줄게”라는 엄마의 목소리는 점점 톤이 들뜨기 시작했다.

치료가 끝난 후 규석이는 뚱한 표정으로 엄마 품에 돌아갔다. 아말감을 씌웠기 때문에 저녁을 먹지 말라고 한 것이 영 맘에 안 들었나 보다. 강응선 원장은 “충치는 다음에 1번 정도 더 와서 치료하면 될 것 같고, 영구치가 나오기 직전이기 때문에 곧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를 마친 규석이는 치위생사에게서 바나나를 선물로 받았다. 여전히 표정은 뚱하다. 규석이가 엄마한테 외쳤다. “아팠어!” 엄마가 응수한다. “아프긴 뭐가 아파, 뻥치지 마.” 투덜거리며 바나나 껍질을 벗기던 규석이는 “바나나, 엄마 것도 달랠 걸”이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좋은 일을 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시냐’는 질문에 강 원장은 “그냥 무덤덤하다”면서도 “규석이가 부천에서 여기(마포)까지 왔다는데, 이렇게 먼 곳까지 올 필요 없이 그 지역에서 규석이를 치료하고 도와줄 방법은 없는지 안타깝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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