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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경 <독일 통신원>
독일의 빈곤층 어린이들, 희망까지 잃고 있다

▲대다수 독일 아이들은 부모와 만족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고 슬퍼한다.©www.phonak.co.nz

독일의 여론연구기관 ‘TNS 인프라테스트 사회연구’는 기독 구호사업회 월드비전의 요청에 따라 현재 독일의 어린이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과 고충, 문제점들에 초점을 맞춰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어린이 레포트’라고 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TNS 인프라테스트는 8세 이상 11세 미만의 독일 어린이 1,600명을 설문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솔직한 아이들의 대답으로 인해 그 결과는 어른들을 각성시키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중 가장 커다란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편모나 편부 슬하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현재 독일에서 직업이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 한 명과만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 1/3 이상은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하루의 시간이 너무 적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불행하다고 그들의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맞벌이 부부의 자녀 중 17%은 “부모님이 나에게 별로 애정을 쏟지 않거나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실업자 부모의 자녀 28%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현재 상대적으로 빈곤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독일 아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질 미래를 향한 기회의 문도 상류층 아이들에 비해 분명 좁을 것이라고 단정짓고 있다는 것이다.

하류층에 속하는 그들 부모의 현재 삶의 모습을 보며 미래 자신의 사회적 신분상승은 절대 기약해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어린이답지 않은 이른 포기와 힘없는 대답은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어떤 학교를 어디까지 마칠 것이냐는 물음에도 아이들의 대답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그들의 부모가 현재 속해 있는 사회계층이었다.

소위 상류층에 속한 부모의 자녀들은 82%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아비투어(Abitur)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한 데 비해, 하류층 아이들은 1/3에도 못 미치는 수만이 대학입학에 도전해 보겠다고 대답하였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것은 이미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그들의 부모가 속한 사회계층에 영향을 받아 신분의 수직상승을 불가능하게 여겨 그들의 창창한 미래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것은 학교에 대한 그들의 다양한 생각을 묻는 질문과정 중 밝혀질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청소년문제 전문가인 글라우스 후렐만은 ZDF 독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정환경이 좋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과 격차가 현재 얼마나 크게 벌어져 있는지 지적하는 동시에 사회문제로의 우려를 나타냈다.

후렐만은 또한 “대다수 독일의 어린이가 부모님이 어느 날 갑자기 안정된 직장을 잃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그로 인해 평화로운 가정이 안정감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에 대해서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독일 어린이들의 두려움의 대상은 전쟁과 테러였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한 어린이들의 사회적 출신과 취미활동과의 특이한 연관관계를 밝혀내기도 했다. 사회적 출신과 취미활동으로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독일의 어린이들을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보았다.

제1 그룹 : 다방면의 아이들
여기에 속하는 어린이들은 특히 상류층에 속하는 여자아이들로 이들은 스포츠와 독서, 음악감상 등을 유난히 좋아한다고 한다.

제2 그룹 : 평범한 아이들
모든 계층의 남자와 여자아이들로 이들은 친구 만나기를 좋아하고 평균적으로 그들의 자유시간을 텔레비전 시청으로 보내고 있다.

제3 그룹 : 대중매체의 아이들
대개 하류층의 남자아이들로 그들에게 할애된 자유시간의 82% 이상을 단지 텔레비전 시청으로만 보내길 좋아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서 후렐만은 “부모님은 그들의 자녀에게 가급적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이때 무조건 많은 시간보다 질(質)적으로 우수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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