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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 속의 냉기를 사랑으로 덥혀온 한 목사의 이야기
아동청소년보호시설 ‘스위트홈’을 돌보고 있는 대광교회 안석봉 목사 부부
아담한 2층짜리 첨탑 교회, 따뜻한 온기가 묻어나는 방, 아이들이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넓은 홈... 기자가 인천 대광교회 부설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인 ‘스위트홈’(인천 남구 숭의4동)을 찾아가는 길에 머릿속으로 그려본 모습이었다. 여러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들었기에 더 과하게 생각한 감도 있었지만 적어도 그동안 많이 봐온 교회의 모습 이상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대광교회 스위트홈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몇 개의 언덕을 넘어가야 했고, 울퉁불퉁한 비탈길도 많아 아이들이 겨울에 이곳에서 판자를 썰매 삼아 타면 퍽 좋은 곳이겠거니 생각했다. 마침내 도착한 대광교회의 모습은 분명 교회의 모습을 갖추고 있기는 했지만 지하방에 십자가를 걸어놓은 곳에 불과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옷이 널려있는 모습은 분명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방이 확실했지만 그 곳에 있는 것은 조그만 어항 속에서 외롭게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한 마리와 차디찬 냉기뿐이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정착시키다 이러한 냉기를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는 분이 있다. 바로 이 대광교회의 안석봉 목사이다. 안석봉 목사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12년 전부터였다. 개척교회 사역을 하는 중 밖에서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던 그 조그마한 생각이 지금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맨 처음 이 교회에 왔을 때 당연히 적응하기 힘들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밖에서 자유를 넘어선 방종 속에 살던 아이들이 교회에 정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안석봉 목사를 아버지처럼 여기고 잘 따르게 되었다. 그리고 안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아이들의 마음을 교화시키고 정착시켰다. 대광교회는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도하는 교회가 아니라 아이들의 방치된 마음을 사랑으로 전도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동네 사람들의 편견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교회 주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편견이었다. 맨 처음 이곳에 아이들이 함께 거주하게 되었을 때 대부분의 동네 사람들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고 한다. 특히 동네슈퍼에서는 대광교회 아이들이 오면 도둑질을 할까 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긴장을 했었다고 했다. 아마 아이들은 주위 사람들의 편견이 가장 겪기 힘든 문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안 목사는 동네 주민들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선행을 베풀게 가르쳤고, 아이들의 행동이 점차 달라지면서 주위 사람들의 시각도 달라졌으며, 그에 따라 주민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대광교회 속 아이들의 소박한 생활
이곳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새벽예배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아침말씀과 저녁예배를 드린다. 또한 학교를 다녀오면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기도회를 만들어 기도를 드린다. 또한 아이들은 안 목사로부터 용돈을 받기 위해 성경을 열심히 암송한다고 한다. 안 목사는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신앙의 힘이 컸다고 말한다. 물론 아이들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 또한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돈까스와 고기를 좋아하고, 용돈받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안 목사는 아이들이 자신을 ‘아빠’라고 불러줄 때와 사모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집안 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안 목사와 사모 단 둘이서 25명의 아이들을 돌보며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일 텐데도 두 분은 아빠와 엄마의 품이 그리운 아이들에게 그러한 부모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대광교회는 아이들의 집일뿐, 사업공간이 아니다 “목사님, 참 좋은 사업하시네요.” 안석봉 목사가 스위트홈 사역을 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안 목사는 극구 부인했다. 그는 인터뷰하는 내내 “나는 작게 일하고 있다. 나에게 맞는 용량이 이 정도이고, 이 정도로 하게끔 하나님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결코 작은 일도 아니며, 아무나 쉽게 해낼 수 있는 하찮은 일도 결코 아니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가 하는 일이 절대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무언가의 이득을 바라고 시작한 ‘선행 사업’이었다면 지금의 공간으로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재정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대광교회 역시 25명 정도의 아이들과 함께 살기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주위 교회에서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주었고, 이웃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이 있기에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정부에서 기초생활 수급비가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 곳에 있는 아이들이 남매라서 그 수급비조차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기초생활수급비도 현실을 감안해서 적용될 수 있도록 지급기준을 완화해서 제대로 지원되어야 할 것이고, 푸드뱅크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해주는 등 사회복지 차원의 지원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안석봉 목사가 스위트홈 사역을 통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돈이 아닌 바로 아이들이 이곳을 통해 가정으로 회복되어지는 바람이다. 안 목사는 이곳이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거쳐 가는 매개체 공간이라 했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이곳은 이미 아이들에게도, 안 목사에게도 소중한 보금자리임이 분명했다. 안 목사로부터 이름 그대로 ‘스위트홈’의 훈훈한 이야기를 들은 후 대광교회를 떠나기 전에 다시 들어가 본 그 쪽방에 맴도는 기운은 기자가 맨처음 느꼈던 그 냉기가 아니었다. 따뜻한 사랑이 담긴 온기였다. 스위트홈 아이들이 그러한 환경 속에서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하게 잘 자라나길 바란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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