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전체기사
교계뉴스
사회
전체기사
사회일반
노동,복지
교육,환경
여성,인권
생활,건강
NGO
인터뷰
하파캠
문화
정치
경제
인터뷰
포토&포토



>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크게  작게  프린트  보내기
이재영 인턴기자 redin4u@naver.com
‘유세’ 아니죠ㆍ‘소음’ 맞습니다
대선 유세 차량 소음에 시민들 분노 폭발

▲17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일인 25일 한 대선후보 진영에서 유세차량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연합

인천시 주안동에 사는 박모씨(31)는 얼마 전 짜증나는 경험을 했다. 오후 4시쯤 한 대선 후보의 유세 차량이 박씨의 집 앞에서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로고송을 틀어 놓은 것이다. ‘소음’은 1시간여 동안이나 계속됐다.

휴식을 방해받은 박씨는 관할 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며 항의했다. 파출소에서는 ‘단속 사항이 아니니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 박씨는 다시 선관위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 선관위 측은 ‘선거법상 허용된 사항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박씨는 그 후보의 인천 지구 선거사무소에 전화를 걸었고, 캠프 선거운동원으로부터 ‘주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하지만 소음은 유세 차량이 그 자리를 떠난 뒤에야 겨우 멈췄다.

박씨는 “시끄러운 게 아니라 귀가 아플 정도라 솔직히 선거에 참여하기가 싫어질 정도”라며 “이런 일상적인 애로사항조차 제대로 살펴주지 않는 대선주자들이 무슨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소음 스트레스에 선거운동원 폭행하기도

17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각 후보 진영이 전술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세 차량’에 대해 시민들이 원성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스피커 2~6개에서 쉴 틈 없이 울려대는 로고송과 연설이 시민들에게 ‘소음 스트레스’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세 차량이 내뿜는 소음의 크기는 최대 110 데시벨 정도이다. 이는 폭격장에서 폭탄이 터질 때의 순간 최대 소음의 크기와 맞먹는 것으로, 60m 이내에서는 전화 통화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사람은 보통 110~120 데시벨의 소음에서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고통을 주는 선거운동’에 시민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선거와 관련된 신고내용을 인천지방경찰청이 집계한 결과, 전체 74건 중 유세 차량 소음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신고가 64건(86%)에 달했다. 또한 지난 3일 대전에서는 한 40대 남자가 ‘유세 차량 소음이 시끄럽다’며 선거운동원을 폭행하고 유세 차량에 부착된 선거 홍보물을 찢어 구속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아예 ‘유세 차량 없애기 운동’에 돌입했다. 한 포털사이트에 지난 4일 발의된 ‘차량 확성기 선전활동 중지시켜 주세요’ 서명운동에는 2일간 1천2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중앙선관위는 유세 차량에 대한 네티즌들의 항의가 폭주하자 아예 선관위 홈페이지 ‘선거법 질의ㆍ응답’란의 ‘자주 묻는 질문’에 유세 차량 소음과 관련된 사항을 따로 뽑아놓았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차량수ㆍ시간 지키면 ‘합법’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오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구 칠성시장 앞 유세차량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KTX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방문하는 ‘일일 전국유세’를 펼치고 있다. ©뉴스미션

이렇게 유세 차량이 마음껏 볼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현재 유세 차량의 소음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유세 차량의 대수와 운영 가능 시간만을 규정하고 있다. 선거법 92조는 ‘대통령 선거와 시ㆍ도지사 선거 시 선거사무소와 선거연락소에 각 5대ㆍ5척 이내’로 유세 차량의 숫자를, 선거법 102조는 ‘공개장소에서의 연설ㆍ대담에 있어서 휴대용 확성장치만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할 수 있다’고 운영 가능 시간만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사무소당 5대 이내의 유세 차량을 통해,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사이까지만 후보자를 홍보한다면 아무리 시끄럽고 불편해도 ‘합법’이라는 것이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현재 소음을 관리하는 법규로는 소음진동규제법상 생활소음 규제기준(주간 65 데시벨, 야간 55 데시벨)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소음 규제 기준(주간 65 데시벨, 야간 60 데시벨)이 있다. 하지만 유세 차량의 소음은 그 어떤 법률의 제제도 받지 않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시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유세 차량을 이용한 ‘공개장소에서의 연설ㆍ대담’은 허용된 선거운동의 방법이며 법률상 제한이 없는 부분에 대해 선관위가 제한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의 후보 숫자만큼 유세 차량도 길거리에 넘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만 합쳐도 500여대가 넘는다. 반복되는 기계음에 지친 시민들은 ‘소음 NO’를 외치고 나섰다. ‘국민을 위한다’는 후보들에게 ‘국민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더보기

“남편을 구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8월이면 볼 수 있을 거라고 환히 웃던 남편은 10월이 다 가도록 돌...
자유게시판 /우수블로그추천 /포토에세이 /UCC마당 /독자여행기 /즐거운 요리 / 라이브폴 / 기사제보
회사소개  |  광고 및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sitemap
등록번호(등록일) : 서울아00078(2005.10.05) | 발행인 : 유용선 |  Copyrightⓒ뉴스미션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4-8 극동빌딩 4층 TEL: 02-761-7022 / FAX: 02-761-7071 발행일 : 200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