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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진 명예기자 innisfree-1984@hanmail.net
[하파캠] ‘이 빠진 자리에 희망을 채워요’
교장선생님을 꿈꾸는 재호는 형편은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삼한사온' 중 ‘삼한’이 찾아온 새해 초, 아홉 살 재호(가명, 경기도 성남시)는 사회복지 담당 선생님과 함께 집을 나섭니다. ‘하얀사랑 파란희망 캠페인’(이하 하파캠)을 통해 치과 진료를 받는 첫날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치아

강남 UD치과를 찾은 재호는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정확한 치아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X-ray 사진을 찍었습니다.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X-ray 검사©뉴스미션

재호는 재작년 치과 검사에서 ‘상세불명 치아발육장애(국제질병분류번호 KOO.9)’ 진단을 받았습니다. 유치가 빠지고 그 자리에 영구치가 나와야 하는데 새로 날 이가 없는 것입니다. 재호의 부모님은 어마어마한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하파캠과 UD치과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진료를 담당한 의사 선생님은 “영구치 중에서 열 두 개가 선천적으로 없는 상태이고 3개는 충치 치료, 뿌리만 남아있는 다른 3개의 치아는 발치를 해야 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가끔씩 이런 경우가 발생하지만 열 개가 넘는 영구치가 아예 없는 일은 아주 드문 케이스에요”라고 말합니다.

재호는 현재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남아있는 치아들도 함께 힘을 잃어서 나중에는 틀니를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재호의 나이가 아직 어려서 양쪽을 동시에 마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 날은 왼쪽 부분을 먼저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왼쪽에 생긴 충치 치료와 윗부분 발치로 첫날 치과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재호의 X-ray 사진입니다. 영구치가 없어서 치아 사이가 듬성듬성 벌어져 있습니다.©뉴스미션


고단한 삶,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

재호의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중국 조선족으로 국경을 초월해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재호는 중국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다가 2005년에 다시 한국으로 왔습니다.

재호는 현재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40m²(12평)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지방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얼굴을 일 년에 열 번도 마주하기 힘듭니다.

어머니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어둠 짙은 밤이 돼서야 돌아오기 때문에 세심하게 재호를 돌봐줄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외아들인 재호는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고 보살펴주는 손길도 느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호가 집에서 외롭게 지내는 것만은 아닙니다. 재호가 살고 있는 동네는 2004년 12월에 경기도 ‘We start’(우리(We) 모두가 나서 저소득층 아동들의 새로운 삶의 출발(Start)을 도와주고 공정한 복지와 교육기회를 마련하는 사업) 시범마을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수업이 끝나면 ‘We start’ 마을에서 운영하는 중탑 지역아동센터 공부방에서 학습지도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방학 중에는 저녁식사는 물론 점심식사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호가 유치 발치와 충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뉴스미션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재호는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은 작지만 구김살 없는 개구쟁이 초등학생입니다. 공부방 친구들, 형들과 여름캠프도 다녀오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같이 하면서 유쾌한 추억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성남시청 사회복지과 We start 팀 박화자 주사는 “재호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약간 산만한 모습이 남아있었지만 학교 사회복지실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의젓해지고 학교 적응력도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달리기와 음악을 좋아하는 재호는 커서 선생님이 되고 더 나중에는 인자한 교장선생님이 되는 꿈을 꿉니다. “겨울 방학 끝나고 3학년이 되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엄마아빠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라고 해맑게 웃으면서 새해 소망을 이야기합니다.

재호는 앞으로 유치 발치와 충치 치료를 통해 남아있는 영구치를 잘 보존하고 건강한 치아를 갖기 위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이 사이가 듬성듬성 비어있지만 그 빈자리들이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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