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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인턴기자 tisapek@hanmail.net
달타령 나온 불량스러운 ‘영희’들

불량스러운 ‘영희’들이 ‘바둑이’를 데리고 밤거리로 나와 달을 타고 놀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서울여성의전화, 문화미래 이프, 장애여성공감 등 여성단체와 여대생 모임으로 구성된 ‘달빛 시위 공동준비위원회’가 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제5회 밤길 되찾기 달빛시위(이하 달빛시위)’를 벌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달빛 시위'©뉴스미션

참가자들, “성차별적 문화 개선이 성폭력 근절의 시작” 한 목소리 내

‘달빛시위’는 여성들도 마음 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권리를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올해의 주제는 ‘달.타.령-달빛 타고 노는 영희’이다. 이와 관련 강수정 기획팀장은 “교과서 속의 말 잘 듣는 약자로 길들여진 영희가 아닌,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영희가 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사전 마당’에서는 △페이스페인팅 △송판피켓 만들기 △성폭력 사례전시 등의 행사가 이뤄졌다. 두 딸을 데리고 나왔다는 배진경씨(42․주부)는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일반화돼 있지만 정작 생활 속의 양성평등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밤길이 위험하다고만 규정지을 것이 아니라 남녀 구분 없이 건전한 밤길 만들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장애여성공감의 퍼포먼스 '여성들의 밤길을 사수하라'©뉴스미션

‘본마당’ 첫 머리를 장식하는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 팀의 퍼포먼스는 ‘장애여성들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밤길을 사수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표현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어진 ‘자기방어훈련’에서 참가자들은 여성 태권도 사범과 함께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옆 사람과 짝을 이루어 서로의 급소를 찔러보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본마당’은 선언문 낭독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공동준비위원회에 의해 채택, 발표된 ‘08 달빛선언문’은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인 KBS 성우 최옥희씨가 낭독했다.

이들은 달빛선언문에서 “성폭력은 남성의 어쩔 수 없는 성욕 때문이 아니다”라며 △성폭력 예방을 빌미로 여성의 성과 몸을 통제하는 문화의 시정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책임전가 하는 모순의 개선 △여성이 제안하는 성폭력 근절 방안의 채택 등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반다(별칭) 상담원은 “행사 내내 참가자들과 연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소박하지만 여성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극적인 행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희의 달빛시위? 철수도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영희 뿐 아니라 철수도 참가해 달빛시위의 의미를 더해 주었다.

퍼포먼스를 관람하며 유쾌하게 웃던 이민영씨(26․대학생)는 “우연히 지나가다 참여했는데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여성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여성이 마음 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7살 난 딸아이가 있다는 김정호씨(39․회사원)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거리행진에 나선 '달빛시위'참가자들©뉴스미션

이날 행사 마무리는 을지로에서 명동으로 이동하는 거리행진이었다. 참가자들은 ‘밤길이 위험하면, 니들부터 들어가라!’, ‘야한 옷이 무슨 상관? 성폭력은 가해자 탓!’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민들은 거리행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구호를 듣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행사도 있구나” 하며 신기해하면서도 참가자들에게 호응을 보였다. 반면 노점상주와 일부 남성들은 “길거리도 좁은데 뭐 하는 거냐”며 화를 냈다.

여전히 여성들은 불평등한 입장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올해로 5회를 맞은 달빛시위가 6회, 7회로 이어져 진행되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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