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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단기 해외선교여행’을 생각한다
이제 곧 여름 방학이다. 학생들과 청년들이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서 성경을 공부하고, 신앙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각 교회와 선교 단체들(para-church)에 의해서 준비되고 있는 것들 가운데 소위 ‘단기 해외선교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언제부턴가 방학이면 으레 단기 해외선교여행을 가야 한다는 인식이 되어있을 만큼 일반적이다. 도시, 농촌교회를 막론하고 단기 해외선교여행은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교회와 선교회들마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방학이 시작되면서 인천공항의 출국장은 각 교회와 선교회들이 주도하는 단기 해외선교여행에 참여기 위한 학생들과 젊은이들로 만원이다. 하지만 선교여행이라기 보다는 해외여행에 들뜬 마음이 역력하다. 명분은 선교여행이지만, 정작 보내는 부모나 당사자들의 의식엔 해외여행을 통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결과 선교를 명분으로 하는 여행이지만, 현지인들과 교회에는 적지 않은 문제들이 남겨진다. 실제로 선교를 위한 최소한의 의식조차 준비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과 일방적 퍼주기식 전도, 아니면 문화적 경제적 우월성을 통해서 현지인들의 마음에 많은 상처를 주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선교라고 하는 것은 오랜 관계를 통해서 서로의 신뢰를 쌓고, 복음의 가치와 능력을 발견하게 하여, 그 진리를 받아들여서 동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선교는 현지인들과의 삶을 통해서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데 단 며칠이라는 짧은 시간에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무모한 것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러한 생각자체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것이라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짧은 기간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중심적 생각이 단기 해외선교여행을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피선교지역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신앙적 체험과 동기부여를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뭔가 선교지역을 체험함으로써 자기 성취감과 적지만 소명에 대한 확인 같은 것을 부수적으로 얻게 될 것이다. 결국 선교를 명분으로 한 여행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더 유익한 여행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물론, 짧지만 알차게 선교를 위해서 수고하고 애쓰는 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단기간의 선교여행이라고 할지라도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고, 현지에서 코디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역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선교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준비는 물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기선교사로서 상당한 준비가 요구된다. 이러한 준비가 없이 무작정 간다는 식의 여행은 피선교국이나 선교를 목적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리가 먼 것 같다. 우선 수십 수백 명의 인원이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이 피선교국의 사람들에겐 어떻게 보일까. 국내에서 수련회를 가는 정도의 준비가 전부인 경우가 많은 것 같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장소가 해외일 뿐이다. 때문에 해외여행에 대한 주의사항을 나누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또한 현지에서 필요한 것에 대한 준비가 조금 더 있을 뿐이다. 물론 떠나기 전에 기도회를 한다든지 최소한의 선교를 위한 준비마저 없다고 하면 슬픈 일일 것이다. 교회는 교회대로 단기 해외선교여행을 위해서 엄청난 예산을 투자한다. 물론 참가하는 개인도 상당한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경제적인 부담도 적은 것이 아니다. 국가적으로도 무역적자, 특히 해외여행적자는 이제 비교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교회도 한 해의 예산을 편성함에 있어서 균형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방학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국가적 경제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꼭 단기 해외선교여행을 해야 한다면, 매우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와 목적을 분명하게 가지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준비가 없다면, 계획을 수정하든지 준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진 후에 심사숙고해서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지에 있는 선교사나 지인을 포스트로 삼아 일방적인 준비를 해서 떠나게 될 것인데, 그것은 지출한 경비와 시간에 비해서 얻는 것이 없고, 그렇다고 남겨놓고 오는 것도 없는 여행행사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방학이면 현지에 있는 선교사나 목회자들은 이러한 팀을 소화(?)시키느라 사실상 다른 일은 제쳐두어야만 할 정도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좋은 열매가 맺힌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역기능적 현상을 상처로 남겨둔 채 돌아오게 된다면, 나머지는 현지인의 몫이거나 선교사들의 몫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 그 근본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된 것이 이제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아직도 해외에 나가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험을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단기 해외선교여행이라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차라리 그러한 경험을 목적으로 한다면, 선교여행이 아니라 일반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긍정과 부정의 요소 중에 어떤 것이 더 우선우위이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가 꼭 나쁜 것은 아니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염려가 되는 것이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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