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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뉴스서포터
술독에 빠진 대학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

위 문항에 3개 이상 해당되면 알코올중독일 가능성이 높고 4개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알코올중독이다. 사람들은 알코올중독에 관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손이 떨리고, 술을 마시고 물건을 때려 부수는 증상을 보여야만 ‘알코올중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은 술이 ‘도구가 아닌 목적’이 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한국인은 술을 사랑한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이 1년에 마시는 술은 ‘100% 순 알코올’을 기준으로 1인당 10리터 정도이다. 1인당 1주일에 소주 2병을 마시는 꼴이다. 또한 국민의 3명 중 1명이 주 3회 이상 술을 마시고, 55%가 넘는 사람들이 보통 2차 이상 술을 먹는다고 한다. 대학생의 음주관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미덕인 문화 속에서 한국의 대학생 70%는 알코올 중독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고, 심각한 알코올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도 많아지고 있다.

술 마시면 폭력을, 술 깨면 용서를

A군(25세, 대학생)은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한다. 처음 자신의 문제를 눈치 챈 것은 20살 때이다. 대학 입학 후 술을 많이 먹다 보니 기억이 끊기는 횟수가 늘어났고, 술에 취하면 사람을 때리거나 욕을 한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러나 술을 끊을 수는 없었다. 이미 알코올 중독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여자친구를 때리기도 한다. 술이 깨면 후회하고 금주를 결심하지만 충동을 이기지 못해 술을 먹고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권도훈 마산알코올상담센터장은 알코올의 섭취는 정상적인 뇌기능을 와해시킨다고 말한다. 알코올은 공격성을 포함한 충동적 행동을 제한하는 뇌 메커니즘을 약화시키고, 정보처리 과정에 장애를 일으켜 감지된 위협에 과도한 반응을 유도 한다. 또한 주의력이 떨어져 자신의 폭력적 행동을 부정확하게 인식시킨다. 술과 폭력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반박도 있다. 하지만 알코올이 폭력·성욕 등을 관할하는 전두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간과 할 수는 없다.

과도한 음주로 성기능 장애

B군(21세, 대학생)은 과도한 음주로 인한 성기능 장애 판정을 받았다. 어느 날 B군은 자신의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살이 쪄서 그렇구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 후 발기가 안 되고 골반이 튀어나오는 등 몸에 이상한 변화가 계속 나타나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호르몬 이상. 술 때문에 남성 호르몬이 감소되어 여성 호르몬의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의 알코올 복용은 성기능과 성욕 감퇴를 불러일으킨다.

경우에 따라서 고환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기능이 쇠퇴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정자의 생산이 격감하여 불임증에 걸릴 수도 있다. 술을 6개월 이상 입에 대지 않으면 정상으로 돌아 올 가능성도 있지만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약 4%는 금주 후에도 영구적인 발기불능 상태가 된다. 대학시절 무분별한 음주가 결혼 후 불임을 초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사전엔 알코올중독이란 없다

C군(24세, 대학생)은 일주일에 5일 이상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신 다고 특별히 폭력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가 음주의 충동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C군의 부모님은 술을 무척 싫어한다. 때문에 대학 입학 후,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게 2년을 자취 하는 친구의 집에서 살다시피 하니 밤낮없이 취해 있는 날이 많아 졌다. 요즘 C군은 혼자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먹지만 점점 술을 참는 일이 힘들어 진다. 하지만 C군은 자신의 음주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위협을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전을 작동시킨다. 알코올중독정보센터(이하 KISA)는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음주사실을 부정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방어기전을 사용 한다’고 말한다. 가장 흔한 방어기전은 ‘부정’이다. 환자들은 술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그것이 술 때문이라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부정한다. 두 번째는 ‘축소화’ 방어기전이다. 자신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신은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합리화’ 방어기전이다. 실제적인 원인 대신, 경우에 맞고 마음이 편한 이유를 대는 것이다. 술로 인한 문제는 인정하지만 친목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음주를 정당화시키는 행동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방어기전은 치료에 방해가 되므로 치료 이전에 해결해야 한다.

알코올중독은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해 발생 한다. ‘KISA’에 따르면 개인보다 단체를 중요시 하는 대학기숙사나 군대 문화 역시도 알코올중독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며 지적 수준이 높거나 사회, 경제의 계층이 높을수록 알코올 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한다. 때문에 술을 기호품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 보다 알코올 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

최근 들어 대학 내에서 술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캠페인의 주체인 학생들에게 이러한 움직임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대학에서 술을 몰아내기 위해선 알코올중독이 자신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대학생들의 인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술을 마셔도 술에는 먹히지 말라는 말이 있다. 술에 먹힐 위험에 처해 있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올바른 음주문화와 음주습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대학생과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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