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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뉴스서포터
농활 가봤어요? 안 가봤으면 말을 말아요.

갓 대학에 입학한 후배에게 선배들은 늘 몇 가지 조언을 한다. ‘공부는 2학년 때부터 해라!’ ‘MT에는 칫솔만 들고 가면된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말이 하나 더 있다. ‘농활은 대학생활의 꽃이다!’ 농촌 일을 해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농활은 낯설고 고된 활동일지 모른다. 그러나 농활에는 한 번 참여하면 잊지 못하고 입이 닳도록 추천할 수밖에 없는 농활만의 매력이 있다. 지난 6년간 20번 가까운 농활에 참여한 농활의 달인 ‘농달’ 남동길(27, 광운대학교 4학년)군에게 농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농활? ‘농촌봉사활동’이 아닌 ‘농촌학생연대활동’의 준말
▲힘든 작업도 함께라면 즐겁다©뉴스미션


흔히 농활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 데 농활이 정확히 어떤 뜻 인가요?

- 많은 사람들이 농활을 ‘농촌봉사활동’이라고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 ‘농촌학생연대활동’의 준말입니다. 농촌에 가서 일손을 돕는 게 농활의 첫 번째 목적이기는 하지만 직접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오는 것이 농활 즉, ‘농촌학생연대활동’의 정확한 의미라고 할 수 있어요.

농활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언제 시작되었나요?

-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그때는 농활이 독재정권의 문제점을 알리는 ‘농촌계몽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87년에 민주화 항쟁을 겪으면서 농민의 인권을 대변하는 농민단체가 조직되고 그 농민단체를 주축으로 지금까지 농활이 이어지고 있어요.

20번 가까이 농활에 참여 하셨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첫 농활은 선배들에게 이끌려 별 생각 없이 따라 갔어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가다 보니 마을에 계신 분들과 정이 쌓이더군요. 그래서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또 농활을 오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내 삶이나 뉴스에서나 접하던 농촌의 상황 같은 여러 가지 것들을요. 농활에는 나와 나를 둘러싼 사회를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02학번이면 올해까지 약 6년 동안 농활에 참가한 셈인데, 6년 전 농활과 지금의 농활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 글쎄요,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건물이나 가로등 같은 시설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마을회관이나 동네의 집들도 새로 많이 지어졌고요. 그리고 6년 전에 비해 농활대의 규율이 많이 약해졌어요. 예전에는 무척 엄했거든요. 그래서 새참은 무조건 사양해야 했고, 마을회관에 돌아와서 등을 기대거나 누울 수 없었어요. 물론 농민 분들이 고생하시는 데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느냐 하는 자세였지만요.(웃음) 어쨌든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한결 편해졌죠. 학생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힘든 걸 티내면 마을 분들이 일시키는 것을 미안해 하실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농활에서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 마을회관에서 쉬고 있는데 참새 한 마리가 들어와 제 머리에 부딪힌 적이 있었어요. 저도 많이 놀랐지만 그 일로 참새는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참새에게 너무 미안했던 기억이 나요. 또 한 번은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에 일을 도와드리러 간 적이 있어요. 작은 텃밭에 개울물을 퍼다 나르는 일이었는데 할머니 혼자 물을 주려고 하시다 넘어지셔서 무릎을 많이 다치셨더라고요. 저희에게는 참 쉬운 작업이었는데. 일 끝나고 할머니 댁으로 내려가니 할머니께서 금방 밥했으니 밥 먹고 가라고 자꾸 붙드시더라고요. 새참은 원래 먹을 수 없지만 도저히 마다할 수가 없어서 밥에 장아찌를 반찬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따뜻해지는 추억입니다.

농활? 같이 간 친구와 가족이 되어서 돌아오는 경험
▲트럭을 타고 바람을 가르면 달린다©뉴스미션



‘농달’ 남동길 학생이 생각하는 농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농사를 직접 겪어볼 수도 있고, 농민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인간적인 정을 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또 함께 간 학생들과 허물없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농활을 가서 친해지는 것은 엠티나 학술답사에 가서 친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하루 이틀은 서먹서먹하지만, 며칠 지내다보면 세수도 안한 꾀죄죄한 모습으로 다니는 게 자연스러워요. 처음 어색했던 게 어디 갔냐는 듯 농활이 끝날 때쯤이면 모두 가족처럼 지내게 돼요.

농활이 안고 있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막상 농촌에서는 농활 오는 학생들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 반기지 않는 분들이 분명히 계세요. 하지만 대체로 학생들에게 호의적이에요. 시골 인심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듯 처음에는 불편해 하시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신경도 많이 써 주시고 먼저 말을 걸어주시기도 하세요. 이번 여름에 갔던 마을은 농활이 처음인 곳이었어요. 들어가기 전엔 우리를 낯설어 하지는 않으실까하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적극적으로 다가오시더라고요. 농촌에 계신 분들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세요. 사실 농사를 지어보지 못한 우리가 일손을 거든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일손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민 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현실을 알아가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농활? 신명이 나는 문화 속으로
▲마을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뉴스미션


아직 농활을 가보지 않은 학생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요즘 대학생들은 많이 바쁜 것 같아요. 학업에, 아르바이트에. 그래서 농활 가는 것을 많이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 물론 좋은 공부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농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인생의 공부라고 확신합니다. 최근에는 농활에 다녀온 것을 면접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추세고요.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농활에는 농활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어요. 대학생활 하면서 신명이 나는 그 고유한 문화를 한 번 쯤 느껴보세요. 농활에는 농민과 학생의 연대라는 배울 것 많은 인연이 있습니다. 또 몇 달세 3배가 넘게 오른 비료 값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과 함께 시름을 나누는 마음이 있고요. 이 모든 것이 저에게는 값진 경험입니다.

마지막으로 남동길 군에게 농활이란 무엇인가요?

- 농활은 MT를 가고, 시험을 보는 것처럼 제 대학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 농활은 인연을 맺어주는 도구이기도 해요. 저는 농활을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마늘 철이면 마늘 먹으러 오라고 전화 주시고(제가 농활을 가는 곳이 마늘로 유명한 경북의성이거든요), 냇가에 물고기가 많아지는 철이면 낚시가자고 문자를 보내세요. ‘대학생활은 어떤지, 잘 지내고 있는지‘ 저를 챙겨주시는 분들의 연락을 받으면 농활에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많은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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