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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괴담(?) 나 떨고 있니?
수강불가냐? 폐강이냐? ‘씁쓸한’ 수업 양극화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대학가는 분주하다. 매 학기 그래왔듯이 신청조차 하기 힘든 수업이 있는가하면 폐강위기에 처한 수업이 있는 등 이른바 ‘수업 양극화’ 현상이 오는 2학기에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가의 ‘수업 양극화’ 현상에 대해 알아봤다.
‘박터지는’ 경영학, 영어 수업 K대 김모씨(28)는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경영학과 전공인 국제경영전략이라는 수업을 반드시 수강해야 올해 경영학 복수전공으로 인정돼 졸업을 할 수 있는데 국제경영전략을 듣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에 김씨는 국제경영전략 과목을 듣기 위해 수강신청을 시도했지만 접속과 동시에 학교 웹페이지에는 ‘불가’가 떠서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다. 이에 수강신청 정정원을 가지고 가서 담당교수에게 애원(?)을 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수강불가’였다. 담당교수에 따르면 김씨와 같은 경우가 1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같은 대학 이모씨(27)는 2학기 수강신청 전략을 짜기 바쁘다. 지난 학기 듣고 싶었던 영어회화 수업을 신청하지 못해서 정원 외 청강생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오는 2학기에는 영어회화 수업 중 기초생활영어, 실용영어 등 1~2개만 수강해도 성공적인 수강신청이라는 생각이다. 이씨는 “많은 학생들이 영어회화 학원을 수강하는 대신, 학교에 개설된 회화수업 듣기 때문에 인기가 높아 영어수업은 수강신청과 동시에 마감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 경영학 수업이나 영어수업은 수강신청 기간에는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다. 지난 해 서울 소재의 한 대학에서는 경영학과 수업에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정작 경영학과 학생들이 전공 이수를 하지 못하자 인원제한을 풀고 수업을 증설하기도 했다. 지난 학기, K대의 한 기초생활영어 수업에서는 인원제한이 12명인데도 불구하고 4명의 청강생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이러한 ‘실용적인’ 수업들의 인기는 취업난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H대에서 경영 경제수학을 강의하는 한 강사는 “경제, 경영학 수업이나 영어수업에서는 실제 직장에서 많이 하는 조별 활동이나 프리젠테이션을 많이 한다”면서 “이러한 것이 학생들에게 취업이나 직장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느껴 많은 듣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명도 없는 인문학 수업 폐강위기 반면 최저 수강인원조차 채우지 못해 폐강의 위기인 수업도 많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어문계열 학과의 조교 조모씨(25)는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교무과에 최저 수강인원을 10명에서 7명으로 줄여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최저 수강인원을 10명으로 하는 규정 때문에 지난 학기에는 학과 전공수업 3개가 폐강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결국 조교가 학생들에게 폐강위기의 과목 수강을 요청하는 부탁(?)의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등의 독려로 폐강위기를 면했다. 조씨는 “가까스로 폐강은 면했지만 위험했던 과목들이 많았다”면서 “오는 2학기에도 사정이 다를 것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 법학과 김모(26)씨는 지난 학기 황당한 일을 당했다. 평소 중국소설에 관심이 많던 김씨는 동양고전의 이해라는 과목을 신청했지만 1회 출석 후 폐강됐다. 폐강기준인 10명을 채우지 못해 수업이 폐강됐던 것이다. 김씨는 “비록 교양과의 배려로 다른 수업을 듣게 됐지만 오는 2학기에는 듣고 싶은 수업이 폐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문의 균형적 발전이 중요 이런 상황의 가장 큰 원인도 역시 취업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 학과의 위기에 대해서 조교 조씨는 “학과 학생 중 절반이상이 취업을 위해서 경제, 경영학 복수전공을 한다”면서 “장학금 수령 시, 전공학점 9학점 이상을 수강해야 한다는 규정도 만들었지만 학생들의 ‘실용수업’ 선호는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문계 교수들은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모 대학에서 동양문화사를 강의하는 한 교수는 “취업난에 따른 인문계 수업 경시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모든 학문의 기초는 인문학이니만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독문과 전동렬 교수도 “이윤이 되는 학문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대학은 더 이상 상아탑이 아니다”라면서 “인간과 학문의 균형적인 발전과 인문학 회생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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