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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인턴기자 dazigi507@naver.com
알파우먼 “일이요? 보람차게 즐기는 것이죠”
알파우먼을 찾아서-김승희 임상미술치료사

‘도전’이라는 이름. 나이를 불문하고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특히 도전하는 것에 드는 기회비용이 크면 클수록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터.

20년 아트디렉터 경력을 뒤로하고 생소한 분야로 도전하는 ‘알파우먼’이 있다. 바로 임상미술치료사 김승희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승희 임상미술치료사©뉴스미션
‘잘나가던’ 아트디렉터

김승희씨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여원, 서울신문, 엘르 등 패션잡지사에서 20년을 아트디렉터로 활약해왔다. 아트디렉터란 패션잡지 제작을 위해 기획된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편집하는 일이다.

“패션잡지사는 화려한 외면과는 달리 내면에서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것이 20년 동안 열정을 바쳐 일해왔던 아트디렉터만의 매력이죠.”


어느 분야이건 20년을 계속해왔다는 것은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김승희씨는 권위있는 계간 패션디자인 잡지인 ‘그래픽’ 등에서 주목하는 아트디렉터였다.

새로운 도전, ‘임상미술치료사’

‘잘나가던’ 아트디렉터 김승희씨는 지난 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 ‘임상미술치료사’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디렉터와 임상미술치료사 두 직업은 언뜻 이어지지 않는데 임상미술치료사를 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40대가 되고 보니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회사에서는 관리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고 회사뿐만 아니라 나도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임상미술치료사에 눈길이 가더군요.”

임상미술치료사란 정서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미술’이라는 매개채로 접근해서 치료하는 사람을 말한다.

단순히 정신병력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나 치매환자, 어린 아이 등이 임상미술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임상미술치료를 받는다©네이버

임상미술치료사의 매력

“아트디렉터로 잡지를 만들 때는 독자나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다보니 수동적일 때가 많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미술로 치료하다보면 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환자들도 변하고 나도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다음은 김승희씨가 한 학생을 치료했을 때의 일화. 김승희씨가 그 학생을 처음 만나 ‘평화로운 것’을 그려보라고 했다. 그 학생은 처음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관’을 그렸다.

김승희씨는 “왜 관을 그렸나요”라고 하지 않고 “먼 훗날에 평화로운 공간인 관보다는 현재의 평화에 대해서 그려보세요”라면서 그 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정서적인 ‘소통’을 한 후 다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자 그 학생은 전원 속에 있는 가족들과 집을 그렸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그 학생은 그림의 변화와 함께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안정을 찾아갈 때 김승희씨는 임상미술치료사의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비록 뒤늦게 시작한 일이지만 ‘정서’와 ‘감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일이라 연륜이 있는 치료사일수록 더 좋을 때가 많다는 것이 김승희씨의 설명.

“임상미술치료는 아무래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해야 할 때가 많아 인생의 연륜을 무시할 수가 없어요. 환자들이 유아서부터 치매환자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서 40대 미술치료사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과 폭 넓은 공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이란 보람차게 즐기는 것

이른바 ‘잘나가던’ 아트디렉터를 그만둔 것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을까? 김승희씨는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한다.

“일은 보람차게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임상미술치료사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그것을 통해 나와 세상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김승희씨는 20년 아트디렉터의 경험을 살려 임상미술치료 관련 서적도 만들 계획이다. 그것을 통해 임상미술치료를 대중화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임상미술치료 사례들을 설명하는 김승희씨의 모습에서 일에 대한 열정이 묻어났다. 이렇듯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는 여성이 진정 우리 시대가 찾는‘알파우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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