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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건 논설위원/서원대 교수
[시론] 최근의 종교편향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금년 봄 개신교 장로출신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우파 정부가 들어섰다. 그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촉발된 촛불집회의 요란한 바람이 최근 가까스로 진정되고 있는 마당에 돌연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 ‘종교편향’ 의혹은 우리 사회에서 제1의 종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불교계를 중심으로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거센 비난의 봇물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불교계는 오는 8월 27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불교의식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순수한 종교행사로서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등 27개 불교 종단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 행사로 범불교대회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지난달 4일 시청앞 서울광장서 열렸던 불교 시국법회 장면©뉴스미션

이미 일반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불교계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전 청와대 경호차장의 정부부처 복음화 발언, 어청수 경찰청장 사진이 붙은 경찰복음화 기도회 포스터 게시, 수도권 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에서 사찰정보 누락과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이미 서운함을 안고 있었다(뉴스미션, 2008년 8월 14일자). 그런 상황에서 지난 7월 29일 수배중인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 소속 촛불집회 주동자 6명을 보호하고 있는 서울 조계사를 나서던 지관 총무원장의 승용차에 대해서 경찰이 과잉 검문하면서 불교계는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폭발해 내고 있다.

불교계는 당초 종교편향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의 사과와 공직자의 종교 중립에 관한 법제화, 그리고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8월 14일 정부 대변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공직자의 종교 중립성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주재하는 관계부처 국장급회의를 열어 정부가 종교편향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조선일보, 2008년 8월 15일자).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적 사과를 요구하는 불교계는 유인촌 장관을 통해 발표된 정부 측의 ‘종교편향 대책’은 미흡하다고 보면서 예정대로 27일 범불교대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써, 최근 돌출된 '종교편향' 의혹으로 인해서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있기 전에는 현재로서는 일단 범불교도대회는 강행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고, 그로부터 그동안 한국 사회에 잠재해 있던 불교와 개신교간의 종교 갈등이 한층 첨예하게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할 수 있다.

이번 종교편향 논란 사태에 접하여 필자는 현 시점에서 우리사회에 긴요한 구성원들 간의 통합을 이루고 한층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와 종교의 어두운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현재 목도되는 이번의 종교편향 논란은 불교계가 일단 피해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까닭에 그 화살은 자연스럽게 이명박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는 현 정부로 향하게 되어 결국 개신교가 욕을 먹는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대통령 자신을 비롯하여 일부 개신교 출신 고위 정부 인사들이 다종교 세속사회인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종교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부적절한 친 기독교적 언행과 처신을 함으로써 개신교와 오랜 라이벌 관계에 있는 불교계를 크게 자극한 것이 문제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종교편향 논란 사태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공직자들 중 특히 개신교 출신 인사들은 한국 같은 다종교사회 속에서 종교가 사회 분열이 아닌 사회 통합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스스로 공직자로서 각별히 종교적 중립의 자세를 취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 본다. 아울러 한국 개신교회들도 차제에 여러 가지 자체 행사에 개신교 출신 고위 공직자들을 경쟁적으로 초청하여 자신의 교회의 세를 과시하거나 또는 이들 공직자들에게는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선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구태를 하루 빨리 개혁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주지하듯이, 한국 교회의 커다란 병폐는 ‘보수’(우파) 진영과 ‘진보’(좌파) 진영을 막론하고 종교 지도자들 중 일부 인사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줄을 서서 노골적으로 지원한 다음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의 정치적 자리에 앉게 되어 권력을 휘두르고 출세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적 작태는 특히 최근 ‘문민정부’의 기치를 내걸었던 김영삼 정권과 ‘국민의 정부’를 주장했던 김대중 정권 및 ‘참여정부’를 외친 노무현 정권과 그리고 현 이명박 정부에서도 너무나도 분명히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한국의 불교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서, 개신교계처럼 불교계도 세속적 정치권력과 유착한 사례는 많았다. 1960년 4ㆍ19 혁명으로 인해 기독교(개신교)의 감리교 신자였던 이승만 정권이 축출된 뒤, 한국의 보수적 불교의 본교장이라 할 수 있는 경상도는 1961년 5ㆍ16 쿠데타 이후 제3공화국 때부터 제6공화국으로 연결되는 30여 년간 모두 불교 신자였던 세 사람의 군인 출신 대통령이 지배한 군사독재정권의 성립에 결정적으로 공헌하였다.

최근의 사례로서 지난 1992년 말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당시 불교계의 대표적 종파인 조계종의 집행부 세력(서의현 총무원장)과 개신교 측 장로인 김영삼 후보 진영 사이에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유착이 이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 출신 김영삼 후보는 불교 신도가 대거 집중해 있는 경상도 지역 출신 정치가이지만, 스스로가 불교와 여러 면에서 실질적 라이벌 관계에 있는 개신교 측 장로교파(합동)의 장로라는 미묘한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인 야당의 전라도 출신 김대중 후보와 접전을 벌이면서 어떤 식으로든 경상도의 불교 표를 모을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조계종의 집행부와 결합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1994년 3월 29일 일어난 조계종 폭력사태를 청와대와 민자당으로 대표되는 당시 집권세력은 정치 쟁점화 하는 것을 한사코 마다하였고, 특히 경찰은 종교 내부의 문제임을 앞세우며 폭력만 수사하면서 정치자금 및 내부 비리조사는 외면하였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와 함께 항간에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 경찰의 수장격으로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인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의 밀착관계가 계속 부풀려지면서 성토되었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번 종교편향 논란을 보면서 우선 공직자에게 종교적 중립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양대 종교인 개신교와 불교 모두 그 동안의 역사적 과오 즉, 정치와 종교의 어두운 연결고리 혹은 유착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현 시점에서 불교계가 개신교계를 향해서 일방적으로 원색적인 공격을 하는 것이나 또는 반대로 공격을 받은 개신교계가 불교계에 대해서 다시 교묘하게 역습을 하는 것 모두 사회통합을 크게 저해하는 문제적 행태임은 물론 이 모두가 결국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온다는 것을 무겁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일부 불교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자성이 일어나서 종교간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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