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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도 ‘금메달’ 기대하세요”
야구와 인생- 안연화 한국여자야구연맹 사무국장
박찬호 선수나 이승엽 선수가 여자라면 어떻겠는가? 매우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는 박찬호 선수나 이승엽 선수처럼 야구를 사랑하며 열심히 하는 여자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여자야구 선수들이다. 안연화 한국여자야구연맹 사무국장을 만나 여자야구 선수들의 야구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진화 중인 한국여자야구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여자야구팀은 총 22개이고 선수들은 500여 명 정도다. 그러나 여자야구의 역사만 50년이 넘고 중 · 고등학교에까지 정식 여자야구팀이 있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서는 우리나라의 여자야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여자야구는 발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지난 해 3월, 한국여자야구연맹의 창립으로 구체화됐다.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각 팀이 산발적으로 경기를 진행했으나 연맹 창립 후에는 3개의 전국대회를 개최하면서 여자야구의 저변을 점차 넓혀가는 중이다. “여자야구연맹이 창립되고 리그가 3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경기를 자주하다 보니 선수들의 플레이도 굉장히 좋아졌지요. 그리고 야구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2개의 팀이 창단 작업 중입니다" 야구를 할 운동장 없어 쫒겨나기도 지금은 전국대회도 개최하고 연맹도 창립됐지만 초창기에는 야구를 할 장소조차 확보하지 못해 낙심한 적도 많았다. 당초 운동장을 빌려주기로 했던 초등학교에서 갑자기 방침을 바꿔 한창 경기 중에 쫓겨난 일, 야구를 할 장소가 없어 공터나 고수부지에서 먼지를 마시며 야구는 못하고 토스 연습만 계속 했던 일 등 여자야구 선수들은 ‘운동장’과 관련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여자가 무슨 야구를 하나”라는 인식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야구를 한다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정도였다. 그러나 “야구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고 물어오는 여자들이 많아질 만큼 여자야구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초창기부터 야구를 시작했던 여자선수들은 ‘장소문제’에 관해서는 한이 맺힐 정도로 서러운 적이 많았습니다.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외국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나아졌지요. 오히려 야구단 가입을 문의해오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희망의 시작’을 본 여자야구 월드컵. 지난 8월에 있었던 여자야구 월드컵은 여러가지 역경을 넘어선 한국여자야구의 발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표팀 체제로는 처녀 출전한 이 대회에서 인도와 홍콩을 격파, 2승을 기록한 것이다. 비록 대만과 일본에 콜드패를 당했지만 야구계에서는 이번 대회의 결과를 굉장히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록 대표팀은 아니지만 여자야구의 선구자 안향미 감독이 이끄는 ‘비밀리에’가 단독 출전했던 이전 대회에서는 일본에 0-53으로 졌지만 이번에는 점수차가 11점에 불과할 만큼 4년 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 미국 등 ‘여자야구 선진국’에 비해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4년 전보다 더 나아졌듯이 4년 후에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야구가 해냈는데 여자야구가 못 할 이유가 없지요” 경기에서는 ‘라이벌’, 인간적으로는 ‘친자매’ 지난 10월에 벌어졌던 회장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는 안연화 사무국장이 속한 ‘해머스스톰’이 우승을 차지했다. ‘해머스스톰’와 ‘비밀리에’가 맞붙은 결승전은 남자야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난타전’이었다고 한다. 이들 두 팀은 전국대회에서 번갈아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여자야구계의 강팀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라이벌이면서도 인간적으로는 심지어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 것을 알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분석이 따로 필요가 없다. “우리 두 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자선수들끼리는 서로 너무 친해 ‘너희 집에 무슨 일없어?, 네가 안 나와야 우리가 이기지’라며 농담까지 주고 받습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에서는 전혀 양보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하게 경기를 합니다”
여자야구를 위해 도움을 준 두 사람 여자야구 선수들이 야구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이광환 전 히어로즈 감독과 정진구 한국여자야구연맹 부회장이 그들이다. 이광환 감독은 여자야구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에도 항상 도움을 줬고 특히 KBO 육성위원장으로 재직 중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광환 감독과 친구 사이인 정진구 부회장은 현대 유니콘스 단장 출신으로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여자야구연맹 사무실을 따로 내 줄 정도로 열성이다. 특히 이번 여자야구 월드컵 때는 모자라는 경비를 자신의 사비로 충당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다른 많은 분들도 도움을 주시시만 이들 두 분은 특히 저희에게 많은 힘을 보태시는 분들입니다. 비록 2선에서 후배들을 지켜봐도 괜찮을 야구원로임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은 굉장히 뜨겁습니다. 항상 그 분들의 도움에 감사하고 있고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지요.” ‘월드컵 4강’을 위해 뛰어라 선수들의 맹활약과 야구계의 관심 속에 여자야구는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일단 지난 해 창립된 여자야구연맹이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돼 많은 지원을 유치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지속적인 선수들의 수급과 국제적인 규모의 인프라 구축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발전을 해야 한다. 놀랍게도 지난 대회에서도 타격과 관련해서는 일본, 미국 등에 비해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일본 대표팀 감독도 “한국의 타격은 굉장히 강하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그러나 수비나 주루플레이 등 이른바 ‘세밀한 플레이’는 일본, 미국에 뒤지지 않는 강팀이 되기 위해서 더 다듬어야 할 숙제다. 야구 인프라 구축과 제도의 개선, 기술적인 발전 등을 바탕으로 우리 여자야구 대표팀은 다음 여자야구 월드컵에서 4강을 노리고 있다. “타격에서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비, 주루플레이는 더 좋은 환경에서 꾸준히 훈련한다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야구팀도 수비, 주루플레이 등 ‘스몰볼’에 강하잖아요?. 여자야구도 할 수 있습니다. 남 · 북한 여자축구가 세계 정상권인 것처럼 여자야구도 해볼 만한 게임이 아닙니까.” “이겨도 재미있고 져도 즐거운 것이 야구입니다”라고 말하는 안연화 사무국장. 여자야구의 잠재력에 대해서 설명하는 그녀의 눈에서 가까운 미래에 여자야구도 제패할 ‘한국낭자’들의 힘을 보았다. 그러한 힘이 그녀에게 있는 이상, 한국 여자야구의 미래는 밝을 듯하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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