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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기 전 먼저 그와 친구가 됩니다”
[인터뷰] 여행다큐사진작가 신미식
사람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는 작가 신미식. 그의 사진에는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갤러리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지금까지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나라, 에티오피아와 마다가스카르 16년간 60개국을 여행하며 여러 권의 포토에세이집을 내오던 그는 최근 열세 번째 사진집 <천국의 땅, 에티오피아>를 펴냈다.
“시골 장터에 모인 순박한 에티오피아 사람들, 해발 1860m 위에 있는 타나 호수,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블루나일 폭포, 120개가 넘는 암굴교회가 모여 있는 게랄타 등은 제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겨놨어요.” 그의 마음을 강력하게 사로잡은 또 하나의 나라는 아프리카의 작은 섬 마다가스카르. 그는 해외 각지를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마다가스카르의 사람들을 유독 잊지 못한다. 그는 그곳 사람들을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그가 처음 마다가스카르를 찾은 것은 1996년. 그 곳에 반해 돌아온 지 보름 만에 그는 다시 마다가스카르로 떠났다. 아이들에게 뭔가 선물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무게가 20kg이나 되는 접이식 자전거를 사가지고…. 2006년 여러 기업체의 후원을 받아서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프린터에 인화기, 코팅기, 액자까지 가져갔다. 또 농구공, 축구공, 샌들, 모자, 선글라스 등 아이들에게 줄 선물만 1.5톤 트럭에 가득 실었다. 그곳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6m 스크린 천과 엠프와 스피커까지 챙겨갔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르>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를 보여줬어요. 자막이 없었지만 영화를 본다는 자체만으로 다들 행복에 겨워했죠. 또 가족사진을 찍어 밤새도록 프린트하고 코팅해서 다음날 나눠줬어요. 놀라면서도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형용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답니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마다가스카르를 찾는다는 그는 2007년에 오픈한 갤러리 카페의 이름도 마다가스카르라고 지었다. 그는 이 공간을 아마추어 사진작가, 여행자, 사진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꿈을 키우고 자유로운 느낌을 공유하는 장소로 마련했다.
33살 여행의 시작…카메라 하나 들고 찾아간 유럽 그가 사진의 길에 처음 발을 딛게 된 것은 서른 살, <빛과 소금> 편집디자이너로 근무하던 때였다. 그는 당시 사진부장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첫 카메라로 니콘 FM2를 구입했다. “사진을 정말 잘 찍으셨죠. 그분에게는 직접 사진에 대해 한 마디도 듣지 못했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특별한 것을 찍지 않아도 감동적인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그분에게 배웠어요.” 어깨 너머로 배우던 사진 기술로 그는 퇴사 후 스튜디오를 차려 상업사진과 연예인 사진 등을 찍었다. 금전적으로 여유로웠지만 그는 2년 만에 스튜디오 문을 닫았다.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달랑 카메라 하나 들고 유럽 여행을 떠났다. 영어도 할 줄 몰랐고 외국에 간다는 것 자체가 큰 두려움이었지만 ‘죽더라도 가자’라는 마음으로 떠났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그는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책에서만 보던 것들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에 흥분하며 열심히 그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때 깨달았어요.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는 것을. 그 순간부터 여행을 사랑하게 됐죠. 정확히 말하면 여행과 열렬히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할까요.” 그때부터 그는 오로지 여행과 사진 이 두 가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왔다. 이것 아니면 죽을 것 같은 그런 심정으로 말이다. “제가 사진을 잘 찍어서 프로가 아니라 그 일이 생업이 되기 때문에 프로라고 부를 수 있는 거예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노숙자에 가까운 생활을 할 때도 있었고 재정적으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어요.” 이렇듯 그는 여유로운 것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치열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게 없었다. 더구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좋은 사람들 때문에 그는 여행을 멈출 수가 없었다.
셔터를 누르기 전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 그래서 그의 사진에는 항상 사람이 담겨 있다. 그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에 대한 긍휼한 마음이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사진을 보고 크리스천임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사람들이 그 마음을 읽어줄 때 그 어떤 때보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저는 사진을 찍기 전 먼저 친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외로우니까 그 사람도 외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내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들이 나를 친구로 받아들여주기 원하는 마음이 사진에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길에서 스쳐갈 수 있는 것들, 소소한 풍경들이 모두 작업 대상인 그의 사진은 연출이 전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특별하면서도 특별하지 않다. “의도적인 사진을 싫어하는 성향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가슴을 움직이는 순간이 없으면 안 찍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죠. 중요한 것은 피사체의 모습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늘 떠날 준비를 하는 그이지만 마음에는 늘 사람이 머물러 있는 그는, 오늘도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고 세상과 사람이라는 피사체를 향해 애정을 담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그가 비춰주는 사람과 삶의 풍경들은 앞으로도 쭉 따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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