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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한재희 명예기자
대학생 사교육에 대한 두 가지 시선
- 필요하면 취하라 vs 유혹에서 벗어나라

▲토플/토익을 위한 어학원©뉴스미션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해진 사교육 시장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유치원생부터 입시를 위해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다니는 초ㆍ중ㆍ고생,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까지. 과열로 치닫고 있는 사교육의 현실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생 사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학생 사교육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사교육 필요하다면 취하라

최근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토익 점수가 필요하다. 어느 대학에서는 토익/토플 고득점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어학 점수가 이력서에만 필요 것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대학교에는 토익/토플 수업이 없다. 대학생들이 어학원으로 몰려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심심해서 학원으로 가는 대학생들은 없다.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곳으로 가는 것일 뿐이다.

부족함을 채우려고 학원 등록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함으로서 학생들에게 취업지원을 하고 있다. 그 중 몇몇 학교는 토익이나 공무원시험,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학원 강사를 초빙하여 ‘취업대비특별반’을 운영한다. 하지만 학교의 취업지원은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가진다.

김혜림(24·정치외교학과)씨는 지난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무원 특별반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시험을 치기 전, 공무원전문학원에 등록했다. 학교의 수업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초빙하는 강사의 경우, 소위 말하는 ‘1급 강사진’이 아니다. 학교는 특별반의 운영을 위해 학생들에게 비싼 수강료를 청구 하지 않는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학원가에서 이미 몸값이 비싸진 1급 강사를 초빙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고득점을 얻고자 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채워주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은 엄연히 다른 것
-대학생 사교육, 필요에 의한 선택적 대안


사법고시를 준비 중인 이배려(26·법학과)씨는 대학의 기능과 사교육의 기능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교의 수업이 사법고시를 위해서 진행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의 수업은 개념정리에 적합하고 학원 수업은 시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응용력을 길러주는데 유용하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고시 준비생의 대부분이 다양한 형태로 사교육의 힘을 빌리고 있다. 학원은 합격에 필요한 직접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기출문제 풀이, 응용문제 풀이를 통해서 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예상 문제를 제공함으로써 합격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취업지원팀 담당자 역시 “먼저 학교와 학원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학원과 같은 기능적 교육을 모두 담당할 수 없기 때문에 역량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실제로 연세대에서는 영어면접강의, 자기소개서/이력서쓰기 강의, 취업상담, 직무역량스쿨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취업에 필요한 토익이나 토플점수, 고시를 위한 집중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경우 사교육을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사교육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일반적 사교육이 가지는 문제점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사교육 문제는 단지 입시만을 위한 초·중·고 생들의 자신의 판단 여부와 상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맹목적인 입시경쟁의 파생물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사교육, 대학생들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노량진에 위치한 학원가©뉴스미션

대학생들을 향한 사교육의 유혹

신림동, 노량진, 강남역. 이들 지역의 공통점을 아는가? 이 장소들에는 대학생들 혹은 대학졸업생들을 위한 학원이 밀집되어있다. 수천명의 학생들이 두꺼운 책을 잔뜩 들고 이른바 고시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건 학원에서 배울 수 있어요.”

서울 J대학교에서 형법을 가르치는 김 모씨(51)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에 진도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터에 한 학생의 황당한 대답 때문이다. 그 학생은 어짜피 세세한 것은 학원에서 배울 수 있으니까 간단하게만 언급하고 시험에 나올 부분만 강의해 주기를 요구했다. 너무나 당황스런 대답에 김모씨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는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이정도로 대학에서의 교육에 대해 우습게 생각하는줄 몰랐다.”라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남들 다 다니니까”

서울 S여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임모양(24)은 현재 대학을 휴학하고 토플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른바 삼수를 하느라 대학에 조금 늦게 입학하여서 조급한 마음은 있으나 학원을 다녀야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의 대학교 시간표를 들여다 보면 영어에 관련된 과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녀에게 왜 학교을 휴학하면서까지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냐고 물어보자 ‘다들 학원을 다니니까’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다니는 영어학원의 학비는 매달 50만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교재비 등을 포함하면 1학기 동안의 영어학원 학비는 대학등록금에 견줄 만 하다. 그리고 신림동의 모 고시학원의 8개월 학비는 490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책값과 독서실 비용, 단과 한두개쯤을 추가하면 1년에 천만원은 우습게 넘긴다.

이러한 비용과,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강남역 부근의 영어학원의 수강생을 상대로 보면 대학을 휴학한 채로 학원에만 매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구체적으로 유학을 준비하기 위한 학생도 있고, 어학연수를 떠나기 위한 사전 준비로 학원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막연한 불안감에 ‘친구 따라 강남가는’ 마냥 학원을 다니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사교육을 활용하는 경우는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있다.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학교수업으로 채울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으로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학교 교육 제대로 활용하기

서울 C대학교에 재학중인 유모군(22)은 대학에서의 공부로 많은 것을 성취해냈다. 방학동안의 한문수업으로 한자능력시험 1급을 따내었으며, 교내 영어 강좌를 신청해 토익 780점을 여유있게 넘겨서 카투사에도 합격한 상태이다. 학업에 집중한 탓에 학점도 4.0을 상회하고, 인맥도 넓은데다 교내 체육관에 다니며 운동도 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한 후로 한 번도 학원 수업을 수강한 적이 없으나, 누구보다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학교의 고시반에서 활동하는 학생들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 C대학의 최모양은 1년 전부터 대학교 내의 사법고시반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법고시반 활동에 필요한 비용은 따로 없다. 하지만 학교에 비치된 독서대에서 24시간 공부할 수 있으며, 한달의 두 번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보며 차근차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학교에서 듣는 강의만으로도 사법고시를 준비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학에서는 최근 발표된 사법고시 1차 합격자의 대학고시반 출신과 사법고시학원 출신의 비율이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이럼에도 굳이 불안감이라는 이유로, 남들 다 한다는 이유로 학원을 다닐 이유가 될까.

대학은 큰 학문을 공부하는 곳이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은 본인에게 큰 보탬이 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사교육이 주가 된다면 대학교는 존재할 의미가 없다. 사교육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본인의 뚜렷한 목표와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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