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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통령의 자존심 국민의 자존심
![]()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서 사저를 나와 국민들 앞에서 남긴 한 마디는 “국민들께 면목이 없습니다.”였다. 그 한 마디는 본인에게 있어서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지만,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는 백성들의 자존심도 매우 상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서 그는 국민의 자존심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미 개인이 아니다. 대통령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자존감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결코 완전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조금은 다른 존재이길 원한다.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하고 전능자로서의 권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완전한 모습 일지라도 뭔가는 다르기를 원할 뿐이다. 해서 실수는 실수대로 이해와 관용을 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국민의 자존심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의 입으로 “못해먹겠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최고 권력을 가진 자 옆에는 언제나 그 권력을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생각한다. 국민도 대통령도 그들의 안목엔 없다. 다만 힘을 빌어서 자신들이 목적하는 것을 달성하고자 할 뿐이다. 때문에 위아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어제까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어제까지 아무리 좋았던 관계라 할지라도 오늘 불리하면 그 관계는 더 이상 없다. 그들에게는 오직 목적만이 있을 뿐이고, 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정당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고 권력자 옆에 있는 사람들이 결코 새로운 사람들이 아니고, 거의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며, 그들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사건이 드러나게 되면 더 많이 아프고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해서 앞에 선 지도자는 어렵고 고독한 것이다. 그 자리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는 그러한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오직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싸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자리에 오른 다음엔 그 자리가 얼마나 고독한 것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자신이 퇴임한 후에 이러한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을 했든 하지 못했든 결과적으로는 그 고독함을 철저하게 경험하고 있다. 고향 마을에서 매일 방문객을 맞으며 보냈던 지난 1년 여의 시간들, 하지만 지금 노 전 대통령은 집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끝내는 검찰의 소환을 받고 검찰청사까지 조사를 받기 위해서 출두를 해야 했다. 그리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라고 하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이유로 답변을 거부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 국민들은 그러한 대답을 전해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반 국민들은 몇 푼 되지 않는 돈 때문에 얼마나 고통을 받고, 굴욕적인 대우를 받으며 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피의자로서 자기 방어권이랄까, 제대로 된 변호조차 받지 못하는데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용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겠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그러더니 여론이 불리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재판의 과정에서 유리하다고 판단을 했는지 이제 와서는 그 용처를 밝히겠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일반인들이야 법리를 모르니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알지 못하지만 노대통령스스로가 판사,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했던 사람이고, 지금은 주변에 기라성 같은 변호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가장 유리한 재판이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혹 변호사를 산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그저 잡혀갈 일을 하지 않고, 손해보는 일 있으면 손해보고 말아야 속이 편하고, 두 다리라도 뻗고 누울 수 있다는 소극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니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세월을 지내면서 정답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대통령의 자존심은 국민의 자존심이다. 국민의 자존심은 곧 대통령의 자존심이다. 국민과 대통령의 관계는 결코 단절시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나라엔 대통령의 자존심은 있는데 국민의 자존심은 없는 것 같아서 아프다. 퇴임 후에도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통령일 때, 국민들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대통령의 안중에 국민이 있다면, 국민의 자존심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아니, 속에는 없는 말일지라도 그저 형식적인 말로라도 국민의 자존심을 배려할 수는 없는 것일까. 언제나 우리는 전직 대통령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는지. 그 대통령을 국민의 자존심으로 말할 수 있는지. 전해지는 뉴스에는 국민은 없는 것 같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자존심은 있지만, 국민의 자존심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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