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스카이 속앓이’
프리미엄 휴대폰의 대명사처럼 여기던 ‘스카이’의 명성이 퇴색하면서 팬택계열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스카이’만의 차별성이 약화된 데다 스카이의 이미지와 흡사한 새 브랜드를 내걸고 대기업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팬택은 신경이 곤두서 있다.
팬택은 지난 2005년 SK텔레텍에서 스카이를 인수한 후 팬택 대신 ‘스카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팬택은 ‘중저가 보급형 휴대폰’이라는 이미지가 컸기 때문에 좋은 이미지의 ‘스카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우려해서였다.
문제는 SK텔레시스가 ‘더블유(W)’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겼다. 더블유는 과거 스카이를 만들어 고급 이미지로 차별화에 성공했던 옛 SK텔레텍의 핵심 멤버들이 다시 모여 내놓은 브랜드다. 오는 11월에 론칭할 예정이다. 그래서 스카이의 고유한 ‘감성’ 브랜드와 추구하는 이미지, 젊은 소비자 타깃층까지 흡사하다. 여기에다 SK텔레콤에 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스카이’가 중장기적으론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팬택이 올 들어 전략적으로 낸 ‘스카이’폰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전략폰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3G 풀터치폰 ‘큐브릭’은 현재 7만대 정도 팔렸다.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과 LG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쏟아 부은 것도 이유겠지만 스카이만의 차별성을 시장에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팬택은 올 들어 큐피드, 후, 오마주, 더블아이, 큐브릭 등 11종의 스카이폰을 냈다. 터치폰 ‘러브액츄얼리’, 바람을 인식해 동작하는 ‘후’ 등이 선방하고 있지만 스카이폰의 차별화된 기능에 비해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또 팬택은 70만원대인 ‘큐브릭’을 제외하곤 출고가격이 40만∼50만원대다. 경쟁사들이 80만∼90만원대의 고가폰에 치중하면서 팬택은 상대적으로 더욱 중저가에 속하게 된 셈.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 LG에 밀려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최근에 낸 첫 명품폰인 ‘듀퐁폰’엔 팬택의 이 같은 고민이 배어 있다. 팬택은 스카이의 고급 이미지에 부합하는 명품폰을 내고 이를 계기로 스카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되살린다는 계산이다. 팬택은 고가의 듀퐁폰과 별개로 듀퐁폰의 특성을 이은 60만원대 듀퐁폰도 출시했다. 또 내년 상반기엔 스카이의 감각을 살린 스마트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의 모든 제품들이 스카이 브랜드로 출시되면서 스카이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옅어졌다”며 “하반기엔 ‘듀퐁폰’을 시작으로 스카이의 명성을 되살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LG가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고 새로운 ‘대기업 플레이어’ 진입에다 애플 아이폰 등 외산 폰까지 가세하는 치열한 시장에서 팬택이 ‘스카이’ 명성을 되살려 재도약의 발판을 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