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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웃나라 일본 한 장관의 더치페이 논란을 보고
거기까지는 일상적인 일이었기에 특별한 것이 아니었는데 회의가 끝날 때 장관은 회의 때 먹은 점심 도시락 값을 참석한 부서장들에게 각자 내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먼저 도시락 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한국적 정서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일본에서도 장관이 바뀌고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소집한 회의라고 하면 당연히 공식적인 업무추진비나 아니면 장관이 식사 한 끼쯤은 내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하게 먹은 만찬도 아니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것인데, 그 점심값을 각자가 내라 했으니 부처의 국장이나 과장들도 조금은 얼떨떨했던 모양이다. 그러니 말이 돼서 세상에 알려진 것 아닐까. 한국에 비하면 더치페이의 정서가 많이 일반화되어있는 일본에서도 장관의 그러한 행동은 좀 심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네 정서는 더치페이가 받아들여지기에 어려움이 많다. 누군가가 쏘는 것을 좋아하지, 각자가 내자고 하자면 자신도 어려우면서도 기뻐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네의 정서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한국적 정서가 무조건 나쁘다거나 옳지 않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왜일까? 더치페이를 할 경우는 먹는 것에 대한 절제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이 내게 되면 절제가 어렵다. 게다가 이해관계가 전제되면, 그것은 나눔과 베풂이 아니라 뇌물이 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순수한 관계에서 부담이 되지 않는 간단한 음식을 나눔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 하는 것은 우리의 정서상 오히려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전제된 식사는 곧 뇌물의 성격을 가진다. 때문에 공무원의 경우는 더 신중함이 요구된다. 그들이 하는 일은 개인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적 공익을 목적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간단한 식사 한 끼라고 할지라도 공적인 일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합당한 자리가 아니면 함께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기업의 이윤을 목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은 봉사하기 위해서 대접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기업인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고, 그 목적을 위해서 투자하는 의미로 접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무원의 신분으로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결코 다르지 않다. 다만 상대적으로 공공성이 적다는 것뿐이지 국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이익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뇌물성 접대를 하게 되면 그렇게 사용된 모든 비용이 그대로 생산원가에 포함되어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다. 사업자는 이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당장 손해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업가의 그러한 생각 때문에 생산원가가 높아진 만큼 소비자 전체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사업가 자신도 많은 피해를 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뇌물이 작용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불이익과 불공평이라는 사회적인 문제가 동반된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까지 생각한다면 한 끼의 식사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치페이가 우리의 정서에는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지만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공의를 위해서는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비록 어색하고 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지라도 속히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더치페이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더치페이가 필요한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치페이는 공익과 사회적인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자기 돈이 아니기 때문에 과소비하게 되고, 마치 자기가 인심을 쓰듯이 공금을 사용한다면 그 돈이 세금이든 회사의 돈이든 국민과 소비자의 피해로 직결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자기가 내는 돈이 아니니까 먹고 보자는 식의 관행이 여전히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러나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기분이라고 하더라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달리 해야 할 것이고, 어떤 형태의 공금일지라도 그것을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더치페이는 이러한 문제들을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더러 더치페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데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치페이를 해야 되는 것은 하루 속히 이러한 문제들이 청산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부정한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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