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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목사/ 인천 만수남부교회
[시론] 서점 베스트셀러 통계에 비친 2009년 기독교의 현실

▲이종전 목사©뉴스미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시내 유명문고를 찾았다. 분야별 베스트셀러가 어떤 책들인지 살펴보고 싶어서였다.

지난 한 해 동안에 가장 많이 읽힌 책들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저자들의 것인지도 알고 싶었다.

비록 한 서점의 통계라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한다 할지라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1위부터 15위까지의 책들이 실용서적이 일부 있었고, 대다수의 책들이 에세이나 산문형식의 서적이었다. 물론 문학서적도 있었다. 우리 국민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나아가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목사로서 그 목록들을 살펴보면서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15위 안에 들어있는 책들 가운데 불교의 현역 승려들이 쓴 책이 퍽 여러 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려가 아니더라도 불교적 사상 내지는 무속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저자들, 그리고 철저한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쓴 책까지 생각하면 거의 절망적인 느낌이었다. 기독교권의 저자는 눈에 띄지 않았고, 단지 가톨릭 신자가 쓴 글은 한두 권 눈에 띌 뿐이다.

연간 팔린 책이 최소한 수십만 권, 나아가 백만 권 단위의 책이 팔렸다는 것인데, 그 저자들이 불교나 철저한 휴머니스트들에 의해서 쓰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국민들이 어떤 사상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고, 그만큼 기독교의 영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반면에 기독교 작가와 그들의 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외적으로는 기독교가 뭔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닌지. 특히 지성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거나, 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잠시 한국의 기독교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었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한 해 동안 크리스천들은 무엇을 생각하면서 보냈는지 많이 궁금하다. 가톨릭을 제외하고 기독교만 줄잡아 1000만 명을 헤아리는 신자들이 읽은 책은 어떤 책일까? 아니면 한 해 동안 아무런 책도 읽지 않았는지….

서점을 찾아가 한 권의 책을 고를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지는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한 사람의 크리스천이 한 권의 책을 각각 샀다면 1000만 권이 될 것이고, 그중에 크리스천으로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책이 있었다면 분명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까.

서점의 진열대 앞에서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적어도 한 사람의 작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칠 만큼 큰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어떤 사람이나 매체보다도 더 많은 영향을 독자들에게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리스천 작가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지?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 작가들이 인기가 있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영역이다. 다만 크리스천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의 생각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 생각의 표현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15권의 2009년도 베스트셀러 가운데 기독교 사상이 담긴 단 한 권도 없다면 슬픈 일 아닌가. 슬픈 일이라기보다는 정말로 심각하고 한국 기독교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서점의 한 코너에서 느끼는 2009년은 아프다는 표현이 적당할는지 모르겠다. 비록 지난 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나 내년에는 기독교 작가에 의한 기독교 사상이 담긴 베스트셀러를 기대하고 싶다. 단 한 권만이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을 읽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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