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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 칼럼] 절망 대신 다시 희망을 쓴 예레미야
그런데도 여인은 머리를 숙이고 몸을 하프에 기댄 채 진지하게 연주를 하고 있다. 단 한줄 밖에 남지 않은 하프였지만 절망하지 않고 연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와츠는 이 그림에 ‘희망(Hope)’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 예레미야를 사람들은 눈물의 예언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희망의 예언자’다. 예레미야는 유다 역사상 가장 심한 격동기에 활약했다. 그가 남긴 대부분의 예언은 당시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과 그들이 행한 일에 대한 결과로 일어나게 될 바벨론 포로생활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의 핵심에는 그런 엄청난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유다 백성을 저버리신 것이 아니라 포로생활은 단지 회심을 촉구하기 위한 일시적인 벌이며,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점점 가까워오는 조국의 어두운 미래를 예언한 예레미야는 시드기야 왕에게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의 숙부의 아들 하나멜은 예레미야를 찾아와 형편이 어려우니 자신의 밭을 사달라고 부탁한다. 곧 나라를 잃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될 예레미야에게 밭은 아무 소용이 없었겠지만 그는 놀랍게도 그 밭을 산다. 그가 밭을 산 것은 사촌의 사정이 딱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단 한줄 뿐인 하프를 가지고도 연주를 포기하지 않는 여인이나, 곧 망할 나라의 밭을 사는 예레미야의 행동은 평범한 사람 눈에는 어리석게 보이지만 현재의 슬픔 대신 희망의 미래를 바라보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진실한 조언자이자 충실한 서기인 친구 바룩을 불러 두루마리에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적게 하고 유다 성읍의 모든 백성이 듣는 가운데 읽어주게 했다. 유다 왕은 그 두루마리에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예언이 있음에 분노하여 칼로 두루마리를 하나씩 베어 화롯불에 던져 버렸다. 그 상황에서도 예레미야는 절망하지 않고 담담히 다른 두루마리를 가져와 바룩에게 다시 받아 적게 했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저술이 불타는 아픔을 겪지만 절망하는 대신 다시 쓰는 희망을 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작가인 엘리 위젤은 이 부분에 대해 예레미야는 우리에게 “처음 쓰는 것보다는 다시 쓰는 것이 더 어렵지만 더 중요하고, 전수하는 것이 처음 발명하는 것보다 더 소중하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다고 했다. 한해를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다. 살아 있음이 감사함이다. 이 말에 선뜻 동의하기에는 너무나 춥고 외로운 사람들, 고통 속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의 힘을 전하고 싶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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