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종편집 :
|
|
|
버스 운전대에 피는 꽃, 여성 버스 운전기사를 말하다
한 대기업의 면접 질문이다. 한 남자가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그 때 버스와 충돌했는데 버스 기사가 내려서 “아니, 너는 내 아들이 아니냐”고 물었다. 여기서 이 버스기사와 남자는 어떤 관계인가. 정답은 어머니와 아들관계이다.
버스기사는 남성 중심 직업이기 때문에 버스기사가 어머니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도시 교통본부에서 2009년 6월 말을 기준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의 시내버스 운전자는 모두 16,378명이다. 이중 여성은 308명. 전체의 1.9% 비율에 불과하다. 여성에 대한 배려 부족한 업무 환경 전국적으로도 전체 버스기사의 2% 미만을 차지하는 여성 기사들은 일하는 여성이라는 부담감에 소수라는 부담감까지 떠안고 있지만 충분한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여성들도 마찬가지지만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다른 직업에 비해 출근이 빠르고 퇴근이 늦기 때문이다. 격일로 근무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이틀 근무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꼬박 운전하며 보내야 한다. 실제로 버스기사를 하다가 그만 둔 여성 기사들이 많다. 김 모 버스 기사님(48)은 일 년 전에 버스기사를 그만두었다. “우리 딸이 고등학생인데 새벽부터 출근해야 돼서 아침밥도 못 챙겨줬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제 일을 포기 했죠.” 무조건 여자라는 이유로 운전 실력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다.“버스에 탄 한 승객이 자신이 앞에 가는 버스를 놓쳤는데 그 버스를 따라잡아 달라 했어요. 하지만 도로가 꽉 막혀 있어 따라 잡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하자 ‘여자여서 못하나보다’ 라고 했어요. 정말 기분이 나빴어요.” 여성기사는 버스 노선을 다 돌고 잠시 휴식시간에 편한 자세로 쉬거나 눕지 못한다. 주변에 남자 기사들이 많아 행동도 조심스럽다. 따로 마련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지만 단지 몇 명을 위해서 공간을 내달라고 부탁하지 못한다. 차별 없는 직업, 자격만 있으면 OK 하지만 실제로는 운전 실력으로만 평가 받는 가장 차별이 없는 직업이다. 다른 직종은 임금이나 승진 면에서 남녀차별이 있지만 버스 기사는 남녀가 동등하게 대우 받는다. 보통 운수회사는 1종 대형면허를 가진 자격요건만 된다면 성별 구분 없이 채용한다. K운수회사의 기사 자격요건은 성별이 아니라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가정이 안정되지 않거나 책임감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직업이라 기혼자를 선호합니다. 이혼한 사람은 불리하고 몸무게가 80kg을 넘으면 받아주지 않아요. 자기 관리가 철저한 것이 중요하죠.” 실제로 운전 실력만 있으면 여성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겉으로 힘들어 보이기에 지원율이 낮다. 서울시의 G운수회사 관계자는 “채용할 때 성별에 차별을 두지 않아요. 그런데 여자들이 지원을 안 하는데 뽑을 수가 있나”고 말했다. K운수회사는 앞으로도 성별에 관계없이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고용해보니 여성 기사도 책임감 있게 맡은 일도 잘 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승객들도 좋아하는 듯합니다.” 여자로서 버스기사 직업 만족도 10점 만점에 9.5
실제로 남성 중심 직업인 버스기사에 당당하게 도전한 아름다운 임춘열 기사(55)을 통해 여성 버스 기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업주부로 18년을 보내다가 생활비에 보태려고 취업준비를 했어요. 다른 곳은 다 경력이 있어야 해서 받아주지 않았죠. 그래서 운전 실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버스운전기사에 도전했어요.” 임 기사는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 “남편이 처음에는 무지하게 반대했어요. 저도 신경을 써주지 못해 미안했죠. 하지만 요즘은 즐기면서 일하는 저를 보고 이해해주고 응원해 줘요. 우리 아들은 가족 소개에 저를 멋진 버스기사로 소개해줬어요. 정말 고맙고 뿌듯했죠. 반찬 없는 밥도 조용히 잘 먹어주는 가족들이 가장 고마워요.” 유독 임 기사의 버스에는 “아이고,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버스를 타는 분이 많다. 버스에도 단골승객이 생길 정도로 임 기사의 친절함은 정평이 나있다. 간혹 버스 잔액이 부족해 당황해하는 승객에게는 다음번에 또 이 버스를 타면 꼭 내시라고 하면서 승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감사한 마음에 웃으면서 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을 보면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저는 이 버스를 저만의 성이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가져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넓은 창을 가진 나의 성이죠. 그래서 이 성에 놀러온 승객들은 모두 귀족이에요. 이 성안에서 저는 귀족들과 함께 있어 항상 즐거워요” 라며 승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즐거움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버스 운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한 체력이다. 그래서 임 기사는 쉬는 날에는 배드민턴과 등산으로 체력보강을 한다. 버스기사를 한 뒤로 순간적 판단도 빨라졌다. 신호가 바뀌는 순서까지 외울 정도로 기억력도 좋아졌다. “다양한 승객을 만나기 때문에 그런 승객들의 모습에서 다양한 삶도 볼 수 있어요. 그 안에서 본받을 점을 배우면서 나를 발견하고 업그레이드도 시킬 수 있어 정말 만족해요.” 동료들도 거의 남자가 대부분이지만 임 기사의 호탕한 성격 덕분에 거리낌 없이 잘 지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 기사의 뛰어난 운전 실력을 인정해준다. 여성들이여 도전하라 힘들어도 버스 기사를 그만 두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버스를 이용해주는 승객들 때문이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서 최대한 승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되도록이면 늦게 오는 손님까지 꼭 태우고 가야겠다고 다짐해요. 혹시 못 탄 승객이 있을까봐 정류장에서 출발하기 전까지 백미러를 계속 쳐다봐요. 혹시 승객분이 물어볼까 보이지 않는 정류소 주변 관공서의 위치와 큰 건물의 위치는 꼭 알아둬요. 어디서 몇 번 버스를 환승해야 하는지도 승객 분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다 외우고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승객은 제가 한 인사에 똑같이 친절하게 화답해주는 분들이에요. 반대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버스를 타는 분들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인사하며 눈을 마주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전화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넘어질까 불안하거든요.” 버스 기사의 정년퇴직은 61세까지이다. 임 기사는 “남은 5년도 꼭 채워서 멋지게 끝내고 싶어요. 그리고 70세 까지는 개인택시기사를 하면서 또 승객들과 만나야죠.”하며 웃었다.
경기도 안성시에서는 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하여 여성 버스 운전자를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율이 낮아 올 해는 시행하지 못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올 해는 지원자가 없어서 포기했어요. 정말 아쉬웠어요. 매년마다 시행할 예정이니 많이들 참여해주세요”라 말하며 참여를 촉구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 자유게시판 /우수블로그추천 /포토에세이 /UCC마당 /독자여행기 /즐거운 요리 / 라이브폴 / 기사제보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