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점점 늘고 있다. 헌신을 강요하는 기성세대와의 갈등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기 꺼리는 청년들도 있다. 지친 청년들은 더 이상 교회에 남으려 하지 않는다. 상처받은 청년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때다.
 
 ▲세상과교회를 섬기는 ARCC연구소가 15일 제1회 '청년,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를 주제로 제1회 포럼을 개최했다. 이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 청년 절반 이상이 이미 신앙을 포기했거나, 예배를 드리지 않고, 교회를 옮길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ARCC연구소)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않거나 교회를 옮길 의향이 있는 청년들이 상당수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상과교회를 섬기는 ARCC연구소가 15일 ‘청년,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를 주제로 제1회 포럼을 개최하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RCC연구소가 청년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1.4%가 교회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1.99%는 현재 비대면과 현장 예배 모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앙을 포기한 청년들(7.8%)까지 합하면 절반이 넘는 청년이 현재 신앙 위험군에 속한다.
 
현재 교회에서 다양한 사역 중인 청년 3명에게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묻자 놀랍게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모두 다른 지역에 살며 일면식이 없다. 이들은 질문에는 교회 사역에 대한 부담과 일방적인 헌신을 강요하는 기성세대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답했다.
 
경기 광명시 OO교회에 출석하는 청년 A씨는 올해 청년부 회장과 고등부 교사를 맡았다. 그는 교회의 행사나 일손이 필요할 때, 너무나도 당연하게 청년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헌신과 섬김을 요구할 때 점점 지쳐간다고 말했다.
 
A씨는 “사역이나 섬김을 할 때 ‘왜’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도 않고, 또는 동기부여를 하지도 않는데 너무 일방적인 헌신을 요구할 때가 너무 많다”며 “정작 나에게는 채워지는 것도 없고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 △△교회에 다니는 B씨는 “일의 연장선이란 느낌이 들고 영적으로 메말라가는 것 같았다”며 “그동안 3가지 역할을 했는데 좀 더 큰 교회에 가서 하나의 역할만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을 토로해도 돌아오는 대답으로 더욱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시 □□교회에 출석 중인 C씨는 “’네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등의 너무 뻔한 패턴으로 말하며 마치 내가 잘못한다는 듯 책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청년 사역 전문가들은 청년 세대 부흥을 위해 한국교회 내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지훈 목사(기쁨이있는교회)는 “청년들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하면 어떠한 지시를 내려도 상관없지만 그 구조 자체가 없다”며 “사실 이 모든 문제는 기성세대와 청년 간 소통이 안되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신앙생활이 청년들의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의 신앙생활을 이끌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는 ARCC 제1회 포럼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교회가 신앙생활을 만족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청년들의 일상생활도 만족도가 높아지는데 그 가운데 교회생활 만족도가 매개효과를 보였다”며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면 청년들의 신앙과 일상생활에 큰 만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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