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목회자들에게 전문적인 용접 기술을 전수해 생활과 선교 사역에 도움을 주는 JCM 목회자선교훈련학교가(이하 JCM 훈련학교) 개강했다. 
 
 ▲20일 오전 11시 참석자들이 제1회 JCM 목회자선교훈련학교 개강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날 말씀을 전한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원로목사는 "사도 바울은 당시 목회자였지만 동시에 '텐트 메이커'로서 노동 정신이 있었고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라며 "용접 기술을 배우는 일에 도전하는 용기와 영혼 구원하는 사역에 축복이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데일리굿뉴스

어려운 목회자 상황에 공감해 출발

JCM 훈련학교는 20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지게차 작업장치 업체 BSC어태치 마당에서 개강 예배를 드리고 첫 수업에 들어갔다. 

30년 넘게 농어촌 선교에 힘써온 마전선두교회 이강민 목사가 경제적, 심리적으로 힘든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 ‘JCM 선교훈련원’을 설립하고, ‘목회자선교훈련학교’를 시작했다.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이 재정난과 우울증을 겪는 등 힘든 모습을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JCM은 'Jesus Connecting Rod Mission'의 약자다. 여기서 '커넥팅 로드'는 자동차 바퀴의 피스톤과 크랭크 핀을 잇는 연결부를 지칭한다. 피스톤 운동으로 생성된 동력을 바퀴에 전달해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목회자에게 기술을 가르쳐 생활고를 해결하고 사역을 지속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JCM 선교훈련원을 설립한 마전선두교회 이강민 목사가 용접 시 안전 유의사항에 대해 설명한 뒤 용접 기계와 용도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넉넉지 않은 형편 속 작은 교회 사명 도와

JCM 훈련학교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듯 보였다. 이 목사 본인도 기초생활수급 지원이 필요할 정도로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그가 섬기는 마전선두교회도 코로나 19 이후 운영이 급격히 어려워졌다. 생계까지 힘들어진 이 목사는 공사 현장에 나갔다가 팔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전은 놓지 않았다. 이 목사는 "아프리카 선교를 가서 용접으로 망가진 고아원 침대를 수리했는데, 기술로 섬기는 일이 그렇게 기뻤다"며 "내 코가 석 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미자립 교회를 돕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하나의 사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첫 개강 과목은 용접이다. 작은 교회 목회자와 선교사 10명이 1기 수강생으로 등록했다. 1기 수업은 3회차 집중훈련 코스로 진행된다. 한 회차 당 온종일을 오전과 오후, 야간 세 차례로 나눠 받는 형식이다. 이론과 실습 강의는 일반용접과 특수용접 자격증을 보유한 이강민 목사가 직접 맡고, 실습은 외부 강사를 초청했다. 이 목사는 일반용접과 특수용접 자격증을 갖고 있다.

올 하반기 목표는 목공 수업을 여는 것이다. 아직은 재정적인 여건이 부족해 다른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어렵지만, 목회자 사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열 생각이다. 가죽공예, 옷 만들기, 플라워아트 교실이다. 나중에는 선교를 목적으로 외국인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20만원 가량의 최소 비용만 받고 운영하지만, 수업을 잘 마친 목회자들에게는 이마저도 돌려줄 예정이다. 강사에게 지급할 최소한의 교통비와 간식비 같은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 이 목사의 생각이다.
 
 ▲용접 관련 경험과 자격증을 보유한 이강민 목사가 직접 용접 시범을 보이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목회자와 지역 교회 살리는 역할 기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기술 훈련을 통해 영혼을 섬기는 일에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정승 캄보디아 선교사(예장 합신)는 "코로나로 선교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찰나, JCM 선교학교를 알게 됐다"며 "용접 기술을 잘 익혀서 선교지에 돌아가면 현지인에게도 기술을 전수해 복음 사역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에서 목회하는 한 여성 목사는 "교회가 어려워 뭐라도 일을 하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그때 찾은 게 용접"이라며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늘 도전하는데 나부터 도전해서 나중에 주민들을 섬기는 사역에 활용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능력이 목회자들의 삶과 가정, 나아가 지역 교회와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전달하는 축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JCM 목회자선교훈련학교에 대한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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