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 1년 만에 우리나라 수출이 금액과 증가율 면에서 나란히 새 기록을 썼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모든 수출 품목과 시장에서 선전하며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물류 차질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연말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돼 마냥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4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41.1% 증가하며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일제히 증가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1% 늘어난 511억 9,000만달러로 역대 4월 중 가장 많았다. 또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연간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 증가율은 2011년 1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1월부터 6개월째 성장세이기도 하다.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3년 1개월 만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1억 3,000만달러)도 29.4% 늘었으며, 1∼4월 누적 수출액은 1,977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수출액과 증가율이 일제히 호조를 보인 것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4월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25.6%)으로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경기 회복세를 타고 주력 품목들과 수출 시장이 고르게 선전하면서 기저효과 이상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주력 수출 15대 품목은 모두 증가했다. 10년 3개월 만의 성과다.

이 가운데 차부품(99.9%), 무선통신기기(79.7%), 자동차(73.4%), 철강(39.0%), 반도체(30.2%) 등 13개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소폭 감소(-1.1%)했던 디스플레이는 이번 달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부진했던 일반기계(17.0%), 석유화학(82.6%), 석유제품(96.4%), 섬유(46.5%) 등 중간재 품목들이 세계 교역의 회복에 따라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해당 품목(합계)들은 작년 4월 -37.0%로 역성장하며 크게 부진했으나 1년 만에 54.9% 증가로 회복했다.

회복 빨라…물류·부품 차질 해소는 과제

코로나 여파에 고전했던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하반기 반등에 성공한 뒤로 올해 들어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IT 버블위기(2001년 3월∼2002년 3월)나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1월∼2009년 10월), 저유가(2015년 1월∼2016년 7월) 등 다른 글로벌 교역 위기 때보다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4월 수출은 기저효과와 무관하게 절대 규모 측면에서도 선전했다"며 "코로나19 이후 부침을 겪었던 중간재 품목을 포함해 모든 품목이 균형적인 성장을 달성한 것은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기초여건)이 더욱 견조해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와 글로벌 물류 및 부품 공급 차질,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은 통상환경에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물류 시장에서는 주요 항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운임 상승과 함께 선복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백신 보급의 영향으로 세계 물동량이 늘어나지만, 선박과 항공기 공급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급 부족 문제가 이른 시일 내 해소되지 못하면서 높은 운임과 선적 공간 부족으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은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수출 기업들의 물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선박 투입, 운임 지원 등을 확대하는 한편 장기계약 등 상생 방안 확산에도 힘쓰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및 부품 차질, 공급망 리스크 등 직면한 과제들을 극복해 올해 무역 1조달러를 회복하고 새로운 수출 중흥의 전환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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