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광화문 광장에는 사랑하는 가족의 빈자리로 슬퍼하는 유가족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 곁에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묵묵히 실천한 이들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 곁을 지켜온 광화문 천막카페 대표 양민철 목사가 천막카페와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있는 양민철 목사를 만났다.ⓒ뉴스미션
 
"세월호 아픔 나누자"…책 표지에 담아
 
책 표지를 뒤덮고 있는 노란 바탕이 인상적이다. 표지에 있는 나비 모양의 흩날리는 꽃씨와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책은 광화문 천막카페 사역 이야기와 유가족들과의 대화, 목회자 대담, 천막카페 자원봉사자 및 활동가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저자 양민철 목사는 구리에 위치한 희망찬교회에서 100여 명 남짓한 성도들과 함께 생활하던 평범한 목회자였다. 그런 그를 광장으로 이끈 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말씀하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였다.
 
"2년까지 올 줄 몰랐어요. 하나님의 붙드심이 있었고, 하루하루 그리스도인으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 붙박이로 함께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천막카페를 지키는 동안 뜻하지 않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한 일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아픔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하려는 그의 마음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우리의 주된 사역은 함께하는 일이죠.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유가족들의 농성장이 사라질 때까지, 진실의 그날까지, 힘이 되는 만큼 함께하려고 합니다."
 
천막카페는 '광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크리스천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민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냈고, 유가족들의 든든한 지지자가 돼주고 있다.
 
교회가 사회의 아픔에 어떤 방식으로 동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커피 봉사는 꼭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평신도가 더 잘할 수 있죠. 나이와 성별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천막카페 이름이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천막카페'에요. 함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리의 방식이 아닌 고난의 현장에 걸 맞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광화문 광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천막카페.ⓒ뉴스미션
 
천막카페 사역이 끝나는 순간은 유가족들의 아픔이 멈출 때라고 말하는 양민철 목사. 그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교회 안에만 머물지 말고 고난의 현장에서 함께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국교회가 사랑을 하되, 너무 우리끼리만 사랑한다고 많이 느껴요. 교회당을 나와서 한국사회에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또 믿지 않는 불신자들의 아픔도 보듬는 사랑이 필요할거라 생각해요. 한국교회가 사랑의 범위를 확대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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