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을 당한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혐오에 대한 비판과 불평등한 사회구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묻지마 살인'을 당한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강남 지하철역 출구에는 추모글을 담은 포스트잇이 빽빽이 붙어있다.

시민들 추모 물결 “여성혐오 사라져야”

18일부터 강남 지하철역 10번 출구 앞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출구 구조물 유리에는 추모글이 담긴 포스트잇과 추모 리본이 빽빽이 붙어 있고, 시민들이 두고 간 꽃다발이 바닥에 줄지어 놓여 있었다.

추모글은 “여자라는 이유로 죽은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내가 아직 살아있는 이유는 단지 운이 좋아서입니다”, “무참하게 빼앗긴 당신의 꿈과 삶에 깊은 아픔을 느낍니다” 등 희생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이번 사건은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한 남성(34)이 일면도 없는 여성(23)을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해 큰 충격을 줬다.

정신분열증을 앓아왔다는 피의자는 경찰에 “사회생활에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해 각종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강력범죄가 아닌 여성혐오 범죄’란 지적이 대두됐다.

한 누리꾼(갬***)은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노인, 경상도와 전라도 한국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혐오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분명히 혐오는 멈춰야 할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전했다.

개인범죄와 여성혐오를 넘어 불평등한 사회적 구조와 상대적 박탈감이 이 같은 무차별 범행을 낳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앞만 보며 살아온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책임이다”(어바***), “물질만능주의, 외모만능주의로 치닫는 사회에서 발생한 ‘상대적 박탈감’을 범죄로 보는 것이 대책 마련이나 예방 차원에서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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