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급하다. 이벤트와 놀이 위주의 프로그램만으로는 아이들을 교회로 오게 할 수 없다. 입시 지옥에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부모들의 교회'가 돼 버린 교회학교의 현실을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이들, 교회를 '내 교회'로 섬기도록 해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상임대표 강경민, 이하 복교연)은 16일 오후 서울영동교회에서 '입시지옥에 내몰린 아이들, 교회학교에 길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광하 목사(일산은혜교회)는 교회학교가 '여성적인 돌봄'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목사는 "우리는 그 동안 어떻게 많은 아이들을 끌어 모을까에 집중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믿음의 본보기가 무엇인지 힘써 가르치지 않았다"며 "주일학교의 위기는 본보기가 사라진 데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은 교회를 자신의 교회가 아닌 부모들의 교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할 수 있는 소매점처럼 각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며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와 교사와 자녀가 서로를 신뢰할 때 진리를 실천하고 성장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며 "특히 교회학교는 어머니의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엄마가 건강하게 회복되고 교회학교에서 여성적인 돌봄이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발제자들은 "이벤트와 재미 위주의 프로그램 개발보다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세계를 먼저 알아보려는 접근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의신 목사(광주다일교회)는 "우리 자녀들의 시대는 조금만 노력을 하면 신앙의 가치와 복음이 계승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교사와 학생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동행할 때 삶의 나눔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도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영혼을 살릴 수 없고, 내 교회가 되게 할 수 없다"며 "교회는 일상공동체로 일상이 이벤트와 축제여야 한다. 같이 밥을 먹으며 일상의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생일과 입학을 축하해줄 수 있다면 별도의 이벤트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