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만 고치고 다시 돌아갈 계획으로 12살 아들을 북한에 두고 왔습니다. 우리가 탈북한 사실이 북한 당국에 알려지면서 누이에게 맡기고 온 아들이 꽃제비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하는 것 뿐입니다."
 
자녀를 북한에 두고 온 탈북민 부모가 울음을 참아가며 한 말이다.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부모 없이 길거리를 떠돌며 꽃제비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5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북한사역단체들이 탈북민 부모의 자녀들을 긴급 구출하기 위한 후원음악회를 열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북기총과 탈북예술인찬양단이 5일 목동지구촌교회에서 '탈북민 자녀 후원음악회'를 열었다.ⓒ

탈북예술인찬양단, 다채로운 공연 선사

북한기독교총연합회(이하 북기총)와 탈북예술인찬양단은 지난 5일 목동지구촌교회에서 '탈북민 자녀 긴급 구출을 위한 후원음악회'를 개최했다.
 
'저 아이들을 살려내야 합니다'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탈북예술인찬양단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했다. 전 북한예술선전대에서 가수로 활동하다 탈북한 한옥정 집사, 김충성 목사 등이 찬양과 아코디언 연주 등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음악회에는 탈북민 A씨 부부가 참석해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A씨는 오래 앓아온 폐질환을 고치기 위해 아내의 등에 업혀 탈북했다. 폐렴인줄로만 알았던 A씨의 병명은 폐쇄성폐질환으로, 이미 폐의 80%가 섬유화돼 고칠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후 A씨 부부는 아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탈북민의 신분으로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A씨는 "병만 고치고 다시 돌아갈 계획으로 12살 아들을 북한에 두고 왔다. 이후 우리가 탈북한 사실이 북한당국에 알려져, 누이에게 맡기고 온 아들이 길거리를 헤매는 꽃제비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북한 땅에 하나님의 은총이 닿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임창호 목사(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공동대표)는 "북한에는 5천 명의 아이들이 부모 없이 먹을 것을 구걸하는 꽃제비로 살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큰 가슴으로 그들의 아픔을 돌보고 품을 수 있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탈북민 부모와 자녀들, 북한 땅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탈북한 이후 한국에서 찬양 사역을 하고 있는 한옥정 집사는 "북한에서 6살 때부터 21살까지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가수였다"며 "북한 땅에 복음이 전파되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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