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터키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던 세 살배기 에일란 쿠르디의 사진. 아이의 시신은 난민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게 된 계기가 됐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닌 난민 문제.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난민 수는 6530만 명. 더 이상 난민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난민지원 NGO 피난처 이호택 대표는 "난민들은 우리가 선교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한국교회가 난민들을 위한 선교활동에 앞장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엔난민기구 제공

전 세계 난민 6530명…난민 인정 '하늘의 별 따기'
 
최근 유엔난민기구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난민 수는 6530만 명으로 집계됐다. 1분에 24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난민들이 구사일생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해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까진 하늘의 별 따기다. 난민신청 후 심사를 받게 되더라도 언어와 문화 차이로 난민이란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난민 심사를 거부당해 인천국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수개월간 머물렀던 시리아 난민 26명이 최근 법무부로부터 입국 조치를 받은 사례는 난민들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법률지원·생계유지 돕는 난민들의 '피난처'…신학대 진학한 난민도 있어
 
이런 가운데 난민들에게 법률상담은 물론 생계유지까지 도와주는 단체가 있다. 바로 국내 최초의 난민지원 NGO '피난처'다. 피난처는 현재 15명의 난민 신청자를 직접 돌보고 있다.
 
"난민들의 생활, 주거, 교육, 미래 등을 도와주는 동시에 환난을 경험하는 난민들에게 환난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어요. 환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당신들을 여전히 사랑하시고 당신을 향한 특별한 계획이 있다는 것을 여러 방면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피난처 이호택 대표와 인연을 맺은 난민들은 매주 피난처의
 ▲피난처 이호택 대표ⓒ뉴스미션
 예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사역자가 되겠다며 신학대까지 진학한 난민들도 있다.

"매주 난민 10명 정도와 함께 교회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 곳에 들어와 개종한 무슬림 신자도 있고, 사역자로 자란 난민들도 있죠. 이들이 점점 말씀으로 성장해 가면서 이제는 먼저 이태원에 가서 전도활동도 하곤 해요."
 
기독교인이란 이유로 이집트에서 박해를 받아 한국으로 탈출한 아이만 씨(가명)는 한국에서 난민 인정을 받아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난민 신청이 꼭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한국 시민이 되지 못하면 저는 아무데도 갈 곳이 없어요. 하나님을 만난 후에는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됐고, 이 곳의 한국인들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노력은 거의 전무한 상황. 이 대표는 난민은 우리가 전도해야 할 대상임을 깨닫고 한국교회가 이들을 위한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지 못하는 분쟁국가의 사람들을 난민으로 보내주셨어요. 우리 한국교회는 난민들을 전도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며 선교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난민들을 위한 선교활동을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생명에서 사명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호택 대표. 이 대표는 앞으로 난민들이 생존 문제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사명으로 깨어나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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