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한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갔다.
왕이 “韓, 양국 신뢰에 해 끼쳤다”
왕이 부장은 “한국 측이 최근 양국의 상호 신뢰관계에 해를 입혔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중관계 수호를 위해 한국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보일지에 대해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이 언급한 ‘실질적 행동’은 사실상 ‘한반도 사드배치’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윤병세 장관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조치로 사드배치를 결정했다”며 “사드가 중국 등 제3국의 안보 이익을 절대로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한 “앞으로 양국이 협력해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도전에 직면할 수 있지만, 특정 사안으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中 “‘한반도 비핵화’ 수호?…북 외무상 만나 친분 과시
왕이 부장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를 확고하게 수호하겠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안보리 결의 제2270호를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핵, 사드 문제에 대한 양국의 진지하고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왕이 부장은 윤병세 장관과의 회담 다음날인 25일(현지시각)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왕이 부장은 회의장에 도착한 리용호 외무상을 맞이하러 직접 문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리 외무상도 시종 여유 있는 웃음으로 왕 부장과 악수를 나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