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가톨릭 수장들이 IS의 박해를 피해 망명을 할지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탄압과 집단학살을 피해 난민 신분으로 대거 망명 길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코 대주교는 이라크 내 칼데아 크리스천(가톨릭의 종파)에게 'IS의 잔혹한 박해에도 고향을 등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반면 샤르하드 자모 주교는 '이라크를 떠나 생존권을 보장받을 것'을 촉구했다.

인도주의 단체 마이노리티 휴매니테리안 파운데이션(Minority Humanitarian Foundation) 창립자 마크 아라보는 자모 주교의 의견에 힘을 실으며, 미국 정부에 이라크 가톨릭의 이주와 정착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아라보는 "이라크를 떠나길 원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하지만, 이라크에 머물겠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한다"며 "이라크 내 가톨릭은 사실상 망명길에 오르지 않고는 생존권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문화란 체계적으로 말살정책이 행해지는 가운데 보존되기 어렵다. 집단학살이 자행되는 이라크에서 정치적 논의는 사람의 생명에 앞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 사코 대주교는 "이라크 가톨릭 인구가 대거 망명길에 오르면 이라크에서 가톨릭교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며 "타 지역으로 이동 시 지역에서 자생한 가톨릭 공동체의 고유한 특성은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IS의 주도하에 자행된 기독교인과 가톨릭인을 포함한 종교 소수자의 박해로 2003년 150만 명에 이르던 크리스천 인구는 현재 275,000명 남짓이다. IS는 크리스천에게 이슬람으로 개종을 거부할 경우, 감당이 어려울 만큼의 세금을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시리안 가톨릭이라고 불리는 이라크 가톨릭은 16세기에서 18세기에 정식으로 가톨릭 교단에 등록될 만큼 역사가 길다. 동방 기독교계의 중심인 이라크 내 가톨릭은 6,7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서관을 건립할 정도로 세계 문화유산확립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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