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여름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해 서민들의 주머니를 지켜주겠다고 나섰지만, 이마저도 전기 사용량 계측 날짜마다 할인율이 달라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개인이 직접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기’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요금을 절감하거나, 에너지를 한전에 판매해 선교나 구제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교회도 늘고 있다.
 
실제 태양광 발전기를 운용하고 있는 교회들을 찾아가 그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광동교회와 무지개언약교회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는 월 최대 1,200kWh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4인 가구가 4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뉴스미션

정부, ‘태양광 발전기 설치비’ 최대 60% 지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광동교회(담임 방영철 목사)는 8년 전 ‘월 300kWh(킬로와트아워)’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이 발전기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전기 대신 사용하면서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름철을 제외하면 담임목사가 거주하는 교회 사택의 전기요금은 대부분 0원으로 고지된다.
 
2년 전에 건축한 사회봉사관에도 ‘월 1,200kWh’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덕분에 올여름 주일학교 아이들이 교회로 피서를 올 만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 수 있었다.
 
방영철 목사는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발전기 설치 금액 중 40~60%를 지원해주고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교회 재정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에너지 되팔아 ‘목회자 은퇴기금’ 마련도
 
미니 태양광 발전기가 아닌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교회도 있다. 무지개언약교회(담임 최효석 목사)는 교회 건물 옥상 전체를 발전소로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교회는 생산된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한국전력공사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고 있다.
 
한 달에 약 1,200kWh의 에너지를 한전에 판매하면 평균 30~40만 원의 수익금이 발생한다. 무지개언약교회는 이 수익금을 ‘목회자 은퇴기금’으로 저축하고 있다. 기존에 교회 재정으로 적립하던 목회자 은퇴기금을 에너지 판매 수익금으로 대체하면서 교회의 재정적 부담을 줄였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앞장선다는 좋은 이미지가 생기기도 한다.
 
최효석 목사는 “교회가 동네의 환경기관처럼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기를 어떻게 설치하는지 문의하거나 발전기를 구경하러 교회로 들어오기도 한다”며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그 수익금을 ‘선교·구제·사회 환원’ 등에 사용할 수 있어 특히 작은 교회들에게 유익하다”고 전했다.
 
또한 “전기요금은 앞으로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정부나 지자체가 진행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게 장기적으로 요금 폭탄에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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