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9월 10일)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주최하고 세계보건기구가 후원하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이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진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씌워진 것도 이제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최근 잇따른 사회 지도층의 자살 소식에 사회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한국교회가 건강한 생명문화 확산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뉴스미션

“크리스천, 어려운 이웃의 마음 붙잡는 사람 돼야”
 
지난 달 27일, 검찰의 수사압박을 견디다 못한 대기업 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하루 뒤인 28일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전직 기초자치단체장이 목을 메 숨진 채 발견됐다. 연이어 벌어진 안타까운 소식에 국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더구나 사건 이후 이들이 모두 교회의 장로였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교회에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넘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교회는 사회적 현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단지 ‘믿음으로 자살을 이길 수 있다’는 신앙적 접근뿐 아니라, 자살 예방 네트워크 구축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 안에 생명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성도들에게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어떻게 다가가서 말을 시키고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을 가르쳐 모두가 생명을 지키는 문지기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한국사회 안에 건강한 생명문화 확산을 위해 힘써온 조성돈 대표(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는 크리스천들을 향해 주변에 어려움 당하는 이들을 살피고, 다가가는 자세를 요구했다.
 
조 대표는 “자살을 하는 사람은 양가 감정을 갖고 있다. 죽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한편으로 살고 싶은 것”이라며 “크리스천들이 바로 이들의 살고 싶은 마음을 붙잡아 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11일, ‘생명보듬주일’로…설교문ㆍ교육자료 배포
 
 ▲라이프호프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물론 성도들이 설교를 통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성도가 단 한 말씀에 마음을 돌이키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호프는 이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자살예방의 날이 있는 주간 주일을 생명보듬주일로 선포하고 한국교회의 동참을 요청해왔다. 올해 역시 각 교회가 오는 11일을 생명보듬주일로 지킬 수 있도록 자살예방 및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공동설교문과 교육자료, 포스터 등을 배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살예방의 날 당일에는 서울 한강공원 반포지구 예빛섬에서 생명보듬 페스티벌과 걷기대회를 연다. 여기에는 자살예방 관련 단체들의 홍보부스가 설치되고, 천여 명이 함께 참여하는 자살예방 캠페인 플래시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후 참가자들은 약 2km 구간을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서로에게 영상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인사를 나누며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전하는 ‘에어키스 괜찮니’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정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상은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와 전 축구선수 이천수, 가수 지코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땅의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소중함을 바로 깨달아 그 사랑을 실현하고 나누는 진정한 이웃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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