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오전 10시 청계천 광통교 하부공간에서 장기기증인들의 얼굴을 담은 초상화 전시회를 열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장기기증인들의 얼굴을 담은 초상화 전시회를 열었다.ⓒ뉴스미션
 
'Never Ending Story'란 주제로 열린 전시회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의 환자들에게 생명을 나눈 김유나 양을 비롯한 12명의 뇌사 장기기증인 초상화와, 국내 최초의 순수 신장 기증인 박진탁 목사 외 8명의 생존시 기증인 초상화가 전시됐다.
 
전시된 초상화는 시민들이 기증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완성됐다.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눠줘서 감사하다' '당신의 삶은 가치 있고 의미 있어요' 등의 문구를 바탕으로 캘리그라피 초상화가 완성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유명 캘리그라피스트 20명이 재능기부로 초상화 제작에 참여했다.
 
2010년 신장, 췌장, 간장을 기증하고 3명 살린 양진영 씨의 어머니는 양 씨의 초상화를 만지며 눈물을 훔치곤 했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중에는 고인의 뜻에 따라 생존시 장기기증을 한 사람도 있었다. 김충효 씨는 아내 박선화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지 1년이 되던 때, 생존시 신장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는 "아내가 장기를 기증하고 5명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보며 나도 아내의 뜻을 따르고 싶단 마음에 장기를 기증했다"고 전했다.
 
장기를 이식 받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장기이식인도 참석했다.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 받은 송범식 씨는 "샤워를 할 때마다 신장이 있는 곳을 만지곤 하는 데 만질 때마다 나에게 생명을 주신 분을 생각한다"며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며 주위 사람들을 섬기며 살아가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심장 이식을 받은 이동규 씨는 "나는 생일이 두 번이다. 한 번은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와 한 번은 심장 이식을 받고 난 이후다"라며 "지금 사회복지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기증인처럼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뇌사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심장, 간장, 신장 2개, 폐장 2개, 췌장, 각막 2개 기증)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1997년부터 매년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해 지켜오고 있다.
 
나백주 국장(서울시 시민건강국)은 "돈으로도 안 되는 것이 생명인데, 많은 분들이 돈으로 나눌 수 없는 생명을 나눠줘서 감사하다"며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앞으로도 의미 있는 일에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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