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교회도 마찬가지. 진로에 대한 고민과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속속 교회를 떠나고 있다. 청년부의 위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청년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교회의 현실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지는 청년실업 문제의 현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특집을 연재한다. 그 첫 번째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교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실업 문제.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교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봤다.ⓒ뉴스미션
 
8월 청년실업률 9.3%…17년 만에 최고치
 
'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만 7천 명 늘었지만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오른 3.6%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9.3%로 8월 기준으로는 17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상반기 15~29세 청년 실업률도 10.8%를 기록해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취업 시즌이라 할 수 있는 지난 2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2.5%까지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2013년 12월)'을 시작으로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대책(2014년 4월)', '청년 해외취업 촉진 방안(2014년 11월)' 등 대책을 발표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구조개혁과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돼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다 보니, 청년실업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경기활성화 노력을 통해 기업투자와 청년 일자리 공급의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정부는 치솟는 청년실업률을 잡기 위해 '청년 채용의 날'을 도입하고 '고용 장려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 없이 비슷한 대책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청년들의 고민 들어주는 '교회'돼야"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청년실업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기 때문.
 
지난 5월 발표된 청어람ARMC의 ‘한국교회 청년 공동체의 현황과 청년 사역자들의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에서 청년부가 감소하는 이유로 ‘기독교 신앙 및 교회가 청년들의 삶의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으로는, '진로, 적성'이 51%로 가장 많았고, '신앙적 고민'(15%), '인간관계'(11%) 순이었다. 이에 반해 청년사역자들의 관심은 '신앙적 고민'이 58%, '진로, 적성'이 25%로 나타나 청년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인식 차이를 드러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과 같은 어려움을 개인적인 사안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신앙적 과제나 목회적 관심사 안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명교육개발원장 신동열 목사는 교회가 청년들의 고민을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 목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취업을 준비한 청년이나 취업한 청년이나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행복해지려면 갖춰야 할 것들이 비싸지고,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청년들의 마음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어 "국가도 할 수 없는 일을 교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해야 될 일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성경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에 입학하고, 취업, 결혼 순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며 "삶의 의미나 기독교적 성공,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경적인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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