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최근 2년간 약 1800여 명의 아동이 실종 또는 납치됐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정부는 대부분의 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경찰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종 아동의 가족들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실종ㆍ납치된 아동 90%는 자발적으로 집 떠났다"

<크리스천 포스트>는 "파키스탄 정부가 최근 “지난 2년간 약 1,800명의 아동이 실종됐다”는 통계와 함께 “펀자브 지방에서 실종 신고된 1,100여명의 아동 중 90%는 자신의 의지로 집을 등졌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는 가사를 게재했다.
 
얼마 전 공원 폭탄 사건이 발생했던 라호르 지역의 경찰 부청장 하이더 아슈라프는 “라호르 지역에서 1,000여 건에 달하는 아동 납치사건이 발생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1,134건으로 집계된 납치 및 실종사건 중 90%는 자발적으로 집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슈라프 부청장은 “납치된 아동 929명은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고, 164명은 위치 추적에 성공했다. 오직 4명의 아동만 실종상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부청장의 성명은 펀자브 지방의 경찰청이 파키스탄 대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근거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년 간 1,808명의 아동이 실종 혹은 납치됐으며, 이중 1,715명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2016년 7월까지 접수된 767명의 실종 혹은 납치 아동 중 715명은 구조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들 "정부, 실종ㆍ납치된 아동과 가족들 외면"

그러나 인권운동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크리스천 여자어린이들의 조직적인 학대와 납치를 은폐하려 한다”며 정부를 강력 규탄하고 있다.

이와 관련2014년 ‘파키스탄 결속과 평화를 위한 운동’은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700명에 달하는 크리스천 여자어린이가 매년 실종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파키스탄 내 실종 아동 사례를 전문으로 다루는 인권운동가 메위시 바티는 “파키스탄 경찰 당국의 발표와는 상반되게, 실종된 아동의 가족은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찰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실종된 아동을 외면하고 있으며, 실종 아동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는 부모를 저지하거나 되돌려 보내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파키스탄 크리스천 연합’은 “파키스탄 당국은 아동의 실종신고 접수를 꺼리고 있으며, 경찰은 신고하러 온 부모에게 자식을 잘 돌보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이러한 대응은 실종 아동의 부모를 무기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경찰의 안일한 대응은 인신매매, 불법장기매매 등 2차 범죄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경찰이 납치 가해자의 편에 서서 피해자 보호를 등한시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펀자브 지방에서 납치된 세 아이의 어머니는 무슬림 남자와 결혼을 강요당했다. 크리스천인 이 여성은 운 좋게 납치범에게서 벗어났지만, 경찰은 이 여성을 돕긴커녕 납치범이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이 여성의 가족에게 함구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적으로 부모의 동의 없이 결혼할 수 없는 14~16세 사이의 여자어린이를 무슬림과 강제로 결혼시키기 위해 출생증명서를 조작하는 일도 대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경찰의 이러한 관행을 눈감아 주고 있으며, 아동의 강제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인권운동가들은 주장했다. 

‘영국-파키스탄 크리스천 연합’은 파키스탄 당국의 이러한 만행을 제지하기 위해 온라인 상에서 국제적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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