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외적으로 ‘이단 사면’을 공포한 예장 통합이 일주일 여 만에 결정을 전면 취소했다. 채영남 총회장이 증경총회장단과 만남을 가진 직후다. 예장 통합은 내일(21일) 오후로 예정된 임원회 결과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0일 예장 통합이 이단들에 대한 특별 사면을 취소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전국 신학대학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취소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뉴스미션

증경총회장단 의견 수렴 후 결정…논란 이어질 듯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채영남 목사, 이하 예장 통합) 임원들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그랜드앰베서더호텔에서 열린 증경총회장 회의에 참석해 이단 사면과 관련 원로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는 림인식, 남정규, 김창인, 박종순, 유의웅, 이광선, 지용수, 박위근, 손달익, 정영택(이상 목사) 등 19명의 증경총회장이 참석했다.
 
증경총회장들은 이 자리에서 채영남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사면 선포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이번 결정을 취소해 줄 것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면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단 해제의 경우 무엇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만큼 이번 사면 선포가 다소 성급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채 총회장은 이 같은 선배들의 당부와 요청을 받아들여 이단 특별 사면을 취소키로 했다. 정확한 입장 발표는 21일 임원회를 마친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교단을 넘어 교계 전체에 부정적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노선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제101회 총회에서 총대들의 의견을 묻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취소가 확정될 경우 이번에는 김기동(성락교회), 변승우(사랑하는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 고 박윤식(평강제일교회) 등 사면대상자들 측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는 전국 18개 신학대학 79명의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이단 해제를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를 비롯한 예장 통합 계통 신학교 7개 소속 교수 114명도 ‘총회 임원회의 이단 특별 사면 결의 반대 성명서’를 냈다.
 
교수들은 “한국교회사 100년 동안에 이런 한 가지 사항을 반대하는 성명을 낸 적이 없다”며 “현장에서 신앙의 정통성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수들이 이 문제를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 번복 이야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공식 발표 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면이 취소가 되더라도 다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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