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발생한 역대 최악의 지진과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나라가 온통 지진에 떨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처음 경험하는 지진에 두려움에 휩싸였고,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회들은 과연 지진에 대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교회 건축물의 안전관리 실태를 살펴봤다.
 
 ▲지난 12일 경주 지역에 진도 5.8 규모 지진이 발생해 주변 지역에 피해가 있따랐다.

잇따른 지진 피해…정부 내진설계 확대 추진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일순간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오후 7시 44분경 경북 경주에서 진도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 그러나 이것은 예고에 불과했다. 이로부터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 국내 지진 계측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진도 5.8의 지진이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최초 발생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지진으로 진앙지 주변 곳곳에서는 피해가 잇따랐으며, 지역 교회 역시 담벼락이 무너지고 건물 벽이 갈라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는 1988년, 건축물들에 대한 지진 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지상 6층 이상 혹은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에 대해 대략 6.0 규모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최초로 내진설계를 의무화한 것.
 
이후 1995년에 6층 이상, 1만㎡ 이상으로 범위가 확대됐고, 2005년부터는 3층 이상, 1천㎡ 이상, 2015년 개정을 통해서는 3층 이상 또는 5백㎡ 이상으로 정도가 더 엄격해졌다. 이어 이번 지진 이후인 20일에는 국토교통부가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2층 이상 건축물’로 확대하는 건축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내년 1월 시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렇지만 반대로 내진설계 시행 전 지어진 건축물들은 지진에 대해 무방비상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1988년 이전 건축물 또는 최근에 지어졌다고 하더라도 3층 미만의 건축물들은 거의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정부 역시 학교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내진보강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회 대부분 지진에 취약…안전진단 시급”
 
그렇다면 교회 건축물의 현황은 어떨까?
 
한국교회 내에는 1988년 이전에 건립된 건축물이 상당수 존재하고, 일부 중대형 교회를 제외하고는 저층 건물로 짓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내진설계를 갖춘 교회 건축물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으며, 결국 지진에 취약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교회 건축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지방에 위치한 교회일수록 더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지어지는 교회 건축물은 층수나 규모에 상관없이 반드시 내진설계를 실시할 것을 강조하고, 기존 교회 건축물들에 대해서는 안전진단을 실시해 구조형식에 따라 적절하고 효과적인 내진보강 방안을 수립하기를 당부했다.
 
교회건축을 사역으로 하는 모임 ‘건사모’ 회장인 권혜진 대표(제이풀)는 내진보강의 방안으로 △기존의 구조체를 강판 등으로 보강해 강성을 증대시키는 방법 △내진벽체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법 △내진 댐퍼(탄성체를 이용하여 충격이나 진동을 약하게 하는 장치) 등을 구조체에 설치해 지진력을 흡수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이처럼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건축물의 구조형식과 층수, 규모와 평면, 입면 형태 등에 따라 보강 방안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설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교회가 스스로 내진보강을 실시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진으로 인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 전체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효과적인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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