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목사
한 주간 세상에서 살다가 주일날 교회에 오면 말씀을 듣게 된다. 말씀을 들을 때는 힘이 난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찬송을 부르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현실주의자가 되어 걱정 근심 끌어안고 얼굴에 내천자를 그리며 살아간다. 이처럼 많은 성도들이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산다. 무엇 때문에 갈등하며 사는 것인가?
 
창세기 12장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어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겠다. 너로 인하여 천하 만민이 복을 얻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엄청난 말씀이다. 이때 아브라함의 나이가 75세였다. 창세기 13장을 보면 5년이 지난 후인 80세에 하나님께서 또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시며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땅의 티끌처럼 자손을 많게 하시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창세기 17장을 보면 아브라함의 나이 99세에 "내가 너로 심히 번성하게 하리니 내가 네게서 민족들이 나게 하며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고 말씀하신다. 엄청난 말씀을 아브라함이 받은 것이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어떤 현실 속에서 이런 약속의 말씀을 받았는가? 아브라함이 자식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이다. 아브라함이 사라를 통해 후손을 볼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이다. 이것이 문제이다.
 
약속을 받은 후 그 약속이 바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갈등할 이유가 없다. “환란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이 말씀 붙들고 교회에 가서 기도했더니, 집에서 전화가 오기를 응답됐다고 하면 갈등할 사람 하나도 없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는 말씀 붙잡고 기도했더니 막힌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고민할 사람 하나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말씀을 붙들고 사는데 현실을 보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전혀 보이질 않아 갈등하는 것이다.
 
아브라함에게도 믿을만한 근거가 하나도 없었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된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브라함은 모든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갈등한다. 환경에 근거한 의심이 공격해 왔을 것이다. "자식 하나 없는 주제에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리라고 믿느냐?  네 몸에서 열왕이 나올 것이라고 믿느냐?  네 몸에서 구원자가 나온다고 믿느냐? 네 나이 좀 생각해봐라. 너는 그렇고 네 아내 사라의 태는 어떠하냐? 믿어야 할 것 믿어야지." 아브라함은 의심의 공격을 받으면서 넘어진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하갈을 취해 이스마엘을 낳는다. 그때 아브라함의 나이 86세였다. 그 후 13년간 하나님이 침묵하신다. 그러나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아브라함은 다시 일어선다. 아브라함은 어떻게 믿음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이겼는가? 
 
롬4:18절에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바랄 수 없는 중이란 기대도 희망도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전혀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고 믿었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었는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죽은 자를 살리시고, 무에서 유를 만드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은 것이다.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가 흐르는 물을 역류하는 것처럼 환경과 현실을 역류하면서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은 것이다. 18절을 이어지는 말씀에 "…이는 네 후손이 이 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말씀을 근거로 믿었다. 이것이 믿음의 본질이다.
 
아브라함이 75세, 사라가 65세 되었을 때 하나님이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고 약속하셨다.(창12:2) 그러나 5, 6년이 지나 아브라함의 나이 80이 넘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 날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끌고 밖으로 나가 "하늘을 우러러 뭇 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고 말씀하셨다.(창15:5) 믿음이 약해질 때 마다 말씀을 주셨다. 그리고 99세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하겠다.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 아브라함은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말씀을 듣고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게 된다.
 
참 믿음은 결코 우리의 노력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자란다. 아브라함의 믿음이 연약해질 때마다 하나님이 찾아오셨다. 그리고 약속의 말씀을 확인시켜 주셨다. 하나님이 이루신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브라함은 말씀을 들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믿음이 자랐다. 우리의 믿음은 현실과 갈등 속에서 성장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이냐? 현실이냐? 를 선택해야 한다. 에서처럼, 롯의 처처럼, 엘리멜렉의 가정처럼 현실을 선택하지 말고, 룻처럼, 다니엘처럼, 아브라함처럼, 믿음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어야 한다. 약속하신 하나님이 능히 이루실 것을 확신해야 한다. 그래서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하나님의 영광보며, 복의 근원이 되며, 믿음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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