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 곳곳에서 갱신과 개혁을 위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갱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교회의 본질 회복이야 말로 진정한 한국교회의 개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이 주관한 ‘제14회 종교개혁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뉴스미션

“교회 역할 바로 깨닫는 것이 갱신이자 개혁”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이하 장신대)가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교내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14회 종교개혁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종교개혁일을 열흘 여 앞두고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는 ‘루터사상과 한국교회 개혁’을 주제로 장신대 김철홍 교수(신약학)와 엄진섭 박사(한국루터연구센터 원장)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날 엄진섭 박사는 ‘한국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루터 사상의 몇 가지 특징들’이라는 제목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개혁과 갱신을 위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루터 사상의 특징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엄 박사는 “한국교회가 영성, 교세, 사회적 영향력에 있어 후퇴하고 있다”며 “16세기 교회 상황과의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개신교회 상황이 이 점에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 종교들에 둘러싸인 환경 포스트모더니즘 △과학만능주의와 같은 사조의 영향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변화무쌍한 국내외 상황들의 도전과 같은 한국교회를 어렵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을 언급하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독교화와 함께 개혁이 진행돼야 함을 천명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으로 율법과 복음, 칭의와 성화, 수동적인 의와 능동적인 의를 지나치게 분리해 신앙생활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축소되는 경향을 꼬집었다.
 
또한 “소명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교회가 사제직의 임무를 주로 교회 안의 활동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만인사제직인 ‘만인목사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면서 “이원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교회 안에서 섬기는 사역과 더불어 세상 가운데서 맡은 일 역시 하나님께서 맡기는 소명임을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이밖에 현재 한국교회가 수많은 문제들로 인해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이것을 하라, 저것을 하라, 이것을 하지 마라, 저것을 하지 마라’하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진정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복음 선포’라는 교회의 역할을 바로 깨닫는 것임을 강조했다.
 
엄 박사는 끝으로 “결국 개혁의 출발은 회개”라며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회개로 부르신다. 십자가의 능력으로 세운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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