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용역 동원으로 충돌이 빚어진 총신대학교는 태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처참했다. 한편으론 다소 수그러든 분위기지만 언제 또 다시 엄습할지 모르는 돌발사태에 묘한 적막감까지 느껴졌다. 학생들은 용역 직원들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도 나름의 강구책을 모색하는 등 학교 정상화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19일 오후 1시 총신대 종합관 대강당에서는 농성 중인 수업거부자들이 한데 모여 첫 공식적인 모임을 가졌다.ⓒ데일리굿뉴스


5일간 임시휴업…학생들 "점거 계속할 것"
 
19일 오후 1시 전산실이 있는 종합관을 기자가 방문했을 때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컨테이너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컨테이너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보니 학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모두 수업거부자 명단에 서명하기 위한 학생들이다. 
 
용역 동원과 난입으로 사회적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이날부터 5일 간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임시휴업과 별개로 자발적 수업거부에 더 적극성을 띄는 것으로 김영우 총장 퇴진을 비롯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수업거부에 참여한 학생 수만해도 총 350여 명에 달한다.    

 

이날 총신대학교 종합관 대강당에서는 농성 중인 수업거부자들이 한데 모여 첫 공식적인 모임도 가졌다. 수업거부자들이 자율적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수업거부 시에 수반되는 다양한 문제를 논의함과 동시에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특히 수업거부자들을 위한 유기적인 모임을 구축하는 등 구제방안이 제안돼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총학생회 측은 "일주일 동안 세미나와 학과별 모임을 갖는 수업거부자 지원모임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며 "모든 수업에 관한 자료들을 공유해 수업거부자들도 이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모임이 부분적으로나마 구제책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수업거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사항들도 언급됐지만, 모든 이야기는 결국 총신대 정상화를 향한 염원으로 귀결됐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이 모 학생은 "지금의 목적은 총신대 정상화에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속력이나 공동체 의식이 아닐 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책임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항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총신대 용역동원과 관련한 파장이 사회적으로 커지자 그동안 침묵했던 교육부도 20일부터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9일 공문을 통해, "총신사태의 발단이 된 총장 사태 등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민원과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신대학교 및 총신대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지금도 용역 직원들이 종합관 내부에 상주해 있다.ⓒ데일리굿뉴스

 

 ▲교육부 공문 내용.ⓒ총학생회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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