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구역 획정안 투표 현장 모습 ⓒ데일리굿뉴스

미 서부 남가주 LA에 위치한 한인타운을 분할하기 위한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구역 획정안 투표 개표 결과 거의 99%에 달하는 1만 8,844표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인타운을 구역으로 하는 윌셔주민의회(WCKNC)는 현 구역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6월 19일(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하버드 초등학교와 나성열린문교회에서 실시된 투표에 대한 20일 개표 현장을 참관한 한인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6분 현재(현지시간) 총 투표 수는 1만 9,126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찬성표는 282표(1.47%)에 그쳤고 나머지 98.53%에 해당하는 1만 8,844표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 1만 9,126표 가운데 1만 4,700여 표는 우편투표를 통해, 나머지 4,400여 표는 전날 2개 투표소에서 접수된 표들이다. 1,300여 표는 재확인이 필요한 표로 분류됐다. 이날 발표된 투표 수와 득표 수는 잠정 집계치로 최종 개표 결과는 추후 다시 발표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한인타운을 지켜야 한다는 한인들의 절실한 마음이 하나로 뭉쳤다.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구역 획정안 투표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리틀 방글라데시' 구역 획정 요구청원서를 LA시에 제출해 지난 3월 23일 승인을 받았으며, 6월 19일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LA한인타운 지역을 대변하고 있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가 '두 동강'이 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리틀 방글라데시' 구역 획정 요구 청원서에 따르면, 남북으로는 11가와 멜로즈가, 동서로는 웨스턴가에서 버몬트가까지에 이르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지역 중 남북으로는 5가와 멜로즈가, 동서로는 버몬트가에서 웨스턴가까지를 신설되는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구역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인타운의 3분의 2를 리틀 방글라데시로 하겠다는 안건이었다. 이에 대하여 한미연합회(사무국장 방준영)과 LA한인회(회장 로라전), 남가주 기독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그리고 2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Keep Korea Town이 한인타운 분할을 저지하는 홍보활동을 실시했다.
 
19일 실시된 투표에서 한인들은 나성열린문교회 투표소의 경우 오전 11시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투표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직전에는 6가와 베렌도 코너에서 시작된 줄이 5가를 넘어 뉴햄프셔로 꺾이는 곳까지 'ㄷ'자로 3블록 넘게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이때까지 줄을 선 사람은 대략 400명 정도였고 99%는 한인이었다. 오후 7시가 넘어서도 줄은 끊이지 않았다. ANC온누리교회 김인주 권사는 "우편투표신청을 했는데 투표용지가 도착하지 않아 직접 투표현장을 찾았다"며 "투표를 위해 2시간째 기다리고 있어 불편하지만 모처럼 한인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버드 초등학교 투표소는 오후 1시부터 줄이 형성되기 시작해 투표 시작 시간에는 약 200명으로 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리틀 방글라데시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곳 투표소에는 방글라데시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하거나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서너 명씩 뭉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자의 절대 다수는 한인들이었다. 이날 투표는 마감시간인 오후 8시까지 줄을 선 사람은 모두 투표할 수 있게 해 거의 자정 무렵까지 투표가 진행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줄 서 있던 대부분의 한인이 3~4시간을 끝까지 기다려 투표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인회와 한미연합회, Keep Korea Town, 그리고 뉴스타부동산 등에서 결성된 자원봉사자들이 한인타운 분할저지를 위해 한인타운내 마켓에서부터 투표장까지 셔틀이 마련되어 끊임없이 유권자를 실어날랐고 투표용지 작성팀은 서류작성을 도왔다.
 
땡볕에서 투표장 입장을 기다리는 자들을 위해 물과 과자를 제공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빵과 김밥을 나눠줬다. 심지어 베렌도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오랜 시간 줄 서 있어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에게 집 화장실을 쓰도록 배려하는 등 한인타운을 지키려는 간절함이 단합된 마음으로 표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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