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 1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평화 만국회의 4주년 기념식’(이하 만국회의)을 개최했다. 신천지 피해자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신천지에 빠져 집을 나간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만국회의를 규탄했다.
 
▲신천지 피해자와 지역 교회가 1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앞에서 신천지를 규탄했다. ⓒ데일리굿뉴스

신천지 피해자·지역 교회 결집…”신천지는 가정 파괴 집단”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이하 전피연) 등 신천지 피해자들은 18일 오전부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에 결집해 신천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신천지에 빠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가족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경기장에 입장하는 신천지 신도들을 향해 “가족들을 돌려보내라”고 외쳤다.

이날 규탄 집회에는 인천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이동원 목사)를 위시한 인천 지역 교회들도 힘을 보탰다.

전피연 홍연호 대표는 “신천지에 한번 빠지면 학교와 직장을 다 때려치우고,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며 “신천지는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가정을 파탄 내고, 사회를 망가뜨리는 종교 사기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규탄 집회 참석자들은 “신천지는 청소년의 학업 중단과 가출을 유도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집단”이라며 이들에게 공공시설 대관을 허락한 인천시를 향해서도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청 앞에서 열흘간 단식 투쟁을 벌였던 전피연은 “인천시 측에 신천지 행사를 반대하는 1만7천여 시민의 반대 서명지를 전달하는 등 신천지 집단의 폐해를 알렸지만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시설공단은 '해당 행사는 신천지 종교단체와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젊은 청년들로 구성된 신천지 신도들은 신천지 규탄 집회 장소 바로 옆에서 춤을 추며 대항했다. ⓒ데일리굿뉴스

신천치 신도들, 춤추며 대항

신천지 피해자들 바로 옆에서는 젊은 청년들로 구성된 신천지 신도들이 꽹과리와 북, 장구를 치고 춤을 추며 규탄 집회에 대항했다.

20대 신천지 신도 A씨는 “사람들이 축제(만국회의)에 대해를 잘 모르고 반대하는 것 같아서 춤추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청년들이 왜 이렇게 가출을 해서 신천지 활동에 빠져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부모님이 내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아서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집에서 나왔다”고 답했다.

전피연은 이들 바로 옆에서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를 ‘재림 예수’, ‘보혜사’라고 주장하는 종말론적 사이비 종교”라며 “이만희 교주를 신격화하는 위장 행사를 그만 두라”고 외쳤다.

실제로 이날 만국회의 행사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을 일어서게 한 상태에서 이만희 교주가 입장하고, 신천지 신도들이 이만희 교주를 향해 열렬히 환호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1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튜브 영상 캡쳐)

일부 시민, “신천지인지 모르고 속아서 왔다”

만국회의에 참석하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았던 일부 시민들은 만국회의가 신천지와 연관된 행사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B씨는 “사흘 전에 가까운 지인이 ‘전 세계에서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 고위층이 방한해 인천에서 만국 평화회의를 연다’며 나를 초청했다”고 말했다. B씨는 “경기장 근처에 와보니 느낌이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신천지 집단이 여는 행사였다”며 “애초부터 신천지 행사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만국회의에서는 작년, 재작년과 비슷하게 대규모 인원이 동원돼 입장식 퍼포먼스가 열렸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메인 무대로 삼았고, 서울역과 부산, 대전, 광주 등지에서 행사가 생중계됐다.

만국회의 주최 측은 43개국 전·현직 정치 지도자들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전피연은 “신천지가 돈을 쏟아부어 가면서 주로 제3세계 국가 인사들을 속여서 초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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