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교회의 지혜로운 대처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동성애를 둘러싼 논란의 실체와 교회의 대응 방안을 다룬 기획을 매주 연재한다. 첫 번째 순서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전남대학교 윤가현 교수의 연구 결과 지난 20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를 찬성하는 비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대학가에선 '동성애 반대'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워

동성애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알려진 퀴어축제. 20년 전 50여 명으로 시작된 퀴어축제는 올해 주최 측 추산 8만여 명이 참가했다. 해마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가족 단위로 참석하는 일반 시민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연령층이다.
 
최근 대학가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분위기를 넘어서서 이제는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만연해지면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 '동성애 반대'가 오히려 소수자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성악과에 재학 중인 연태웅 씨(25)는 "학내 커뮤니티에 동성애자를 옹호하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옹호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대자보들도 비슷하게 동성애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최근 학내 설문조사에서는 동성애자의 행위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3배 이상 나오기도 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남자친구/여자친구 있냐'는 질문 대신 '애인 있냐'라고 물어보는 것이 올바른 태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상대방이 동성애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신학과 김영우 씨(27)는 "상대방이 교제하는 사람이 이성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성별을 특정하지 않고 질문하는 것이 맞다고 배운다"며 "페이스북 뿐 아니라 학내 커뮤니티, 각 학과 내에도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이 요즘 대학에서는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개신교인 인식도 점차 우호적…교계 우려 높아져

이렇듯 동성애에 대한 인식 변화는 통계 수치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동성애자를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 반대론이 50% 이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동성애를 가장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로 꼽히는 윤가현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지난 20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5년마다 동성애 인식을 조사한 결과 동성애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1994년 약 25%에서 2014년 32.5%로 늘어났다. 국민 10명 중 3명은 동성애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또 응답자 가운데 개신교인 역시 동성애에 대해 점차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윤가현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동성애를 이해하는 시각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지난 20년을 보면 영화 뿐 아니라 TV 프로그램에서도 성적 정체성이나 성적 권리, 성과 관련된 이슈들이 평등 차원에서 많이 나왔다"며  "전반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동성애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 웹툰 등 대중문화 속에서 다양한 사랑의 한 형태로 그려지고 있다. 동성애도 '이성 간 사랑처럼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회풍조에서 자라는 다음세대에겐 더 이상 동성애가 낯설거나 다르지 않을 수 있어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동성애 문제, 한국교회와 시민단체들의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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