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에는 와플이 제격입니다."
 
겨자씨교회 홍상표 목사는 '와플'로 장병 사랑을 실천하며 군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매월 초 화요일과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와플을 구워 연무대 훈련소 장병들에게 나눠준다.
 
훈련소에서 제공하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부터가 본격적인 사역의 시작이다. 반죽하고 그것을 와플기계에 넣고 익으면 빼내어 식힌 후 대대별로 가져가기 좋게 포장해 박스에 담아 놓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2,000개의 고소한 와플은 훈련하는 장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와플봉사가 입소문 나다 보니, 장병들 사이에서 홍 목사는 '와플 목사님'으로 통한다.
 
 ▲겨자씨교회 홍상표 목사를 만나 '와플 사역이야기'를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작은 사역 모아지면, 복음화 가능"
 
홍 목사가 와플을 굽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동료인 유재우 목사(홍성 홍림교회)와 손잡고 군복음화의 일환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홍 목사는 "대부분의 병사들이 정해진 식사시간 외에는 특별한 먹을거리가 없고 간혹 교회에서 간식을 제공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무엇보다 "훈련소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만들고 싶어 사역에 나섰다"고 밝혔다.
 
얼마 안 되는 집기를 갖고 시작한 사역은 수많은 변화를 일구는 결과를 낳았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크고 작은 열매로 이어진 것이다.
 
이곳 저곳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는가 하면, 군 공동체 안에서 복음을 전할 기회들이 생겨났다. 아무런 재원 없이 매번 100만 원이 드는 재료비 충당과 봉사인력을 꾸리는 게 쉽지 않을 법 한데, 홍 목사는 "신기하게도 하나님께서 좋은 인연들을 연결해주셨다"며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동력을 간증했다.
 
"어디서 얘길 들었는지, 군부대 여기저기서 설교와 와플사역 요청이 들어왔어요. 와플사역을 보곤 연무대교회 성도들이 사역에 동참하기 시작했죠. 평일이라 봉사자를 모으기도 쉽지 않은데, 지인들은 물론 스쳐간 인연들, 지원자들까지 모여 지금은 매번 20여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작은 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연속적으로 이어지게끔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느꼈죠."
 
한 번은 설교 차 전방부대를 방문했는데, 중령이 한 문제 병사에 대한 고민을 홍 목사에게 털어놨다. 알고 보니 스마트폰을 몰래 숨겨 불법적으로 사용할 정도로 각종 중독에 빠진 병사였다. 도저히 내부적으론 해결이 안 될 정도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홍 목사는 그 문제 병사와 상담을 진행, 정신적·영적 회복을 도왔다. 특히 아들 문제에 무관심했던 그의 가족들과도 만남을 지속하면서 대화 가운데 마음이 열려 치료를 권유하게끔 인도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병사의 증세가 호전됐다. "목회자이기에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겠구나" 싶었다던 홍 목사는 결국 군선교의 핵심은 교제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37번째 이어온 와플봉사는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십여 년 전부터 군선교교역자를 양성하며 오직 군복음화에 매진해온 홍상표 목사. 끝으로 그는 위축되고 있는 군선교의 현실을 우려하며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전심을 다하고픈 마음을 전했다.
 
"장병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세례교인입니다. 군복음화가 중요한 이유죠. 군선교를 통해 젊은 장병들이 변화되면 다음세대의 부흥과도 직결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와플봉사도 그렇고 작은 사역들이 자양분이 돼 장병들에게 복음이 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겨자씨는 매우 작을지라도, 그 안의 생명으로 인해 산을 옮길 만한 '큰 믿음'을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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